1. 서 론
단청은 목조건축물의 수명연장 및 장엄을 목적으로 시공되는 전통적인 채색기법이다. 단청은 세월의 흐름에 의해 박락, 퇴색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러한 열화가 진행되거나 건축물의 보수 이후 재단청을 실시한다. 현존하는 중요 목조건축물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중건·중수된 것으로 건축물의 중수기록으로 볼 때 단청은 100–150년 주기로 재단청되었다.1) 전통적으로는 아교를 교착제로 사용하여 단청을 시공하였으나, 장기간의 풍화와 열화로 인해 재단청을 시공한 경우 1970년대 이후 현대 인공 화학안료와 합성수지계 아크릴에멀젼을 접착제로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1970년대 이후 재단청이 시공된 대부분의 목조건축물은 전통안료와 현대안료, 아교와 아크릴에멀젼이 혼합 사용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크릴에멀젼을 사용하여 재단청을 시공하는 경우 아크릴에멀젼의 접착력이 아교에 비해 더 우수하기 때문에 단청 도막의 접착 성능이 저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교를 사용하여 재단청을 시공할 경우 이전 단청이 아교로 시공된 경우에는 도막 접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아크릴에멀젼으로 시공된 경우는 내수성으로 인해 도막 접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2) 또한, 아교와 아크릴에멀젼을 교차하여 사용하였을 때 박리·박락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3)
현재 오래된 목조건축물의 단청 도막은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환경적 요인과 재료의 노화로 인해 박리 및 박락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는 채색층이 완전히 탈락되어 백골집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도 다수 확인된다. 이러한 도막 손상은 목조건축물의 내구성과 외관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역사적·심미적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지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재단청 시공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단청의 재단청 시공 시 도막의 균열 및 박락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단청 도막 제거와 바탕면 청소의 면닦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면닦기 공정은 재단청 도막의 접착력과 내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에서는 바탕면 청소의 면닦기 공정을 접착제 종류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아교를 사용한 단청은 수세를 통해 제거하고, 합성수지계 접착제를 사용한 단청은 연마지 등 물리적 마찰 도구를 이용하여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4) 면닦기 시 보존할 필요가 있는 기존의 단청이나 바탕재 등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도막 제거 방법은 안료의 입자크기, 접착제의 성질, 바탕재의 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기존 단청 도막 제거는 물리적, 화학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면닦기는 기존의 단청 시공에 사용된 안료와 접착제의 종류, 채색기법에 따라 목재면에 잔존하는 안료 및 접착제의 양과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합성 수지계 접착제인 아크릴에멀젼을 사용한 채색층은 물리적 방법만으로는 완전한 제거가 어려워 화학적 방법의 병행이 요구되나, 이 경우 안료의 변색 및 목재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목재의 밀도, 조직, 수분 흡수율 등 물성을 고려한 안정성 테스트가 선행되어야 하며, 문화유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전통 및 현대 단청의 재료 특성과 접착제의 종류에 따른 면닦기 용제의 도막 제거 특성을 분석하고, 국가유산 수리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안정성 있는 효과적인 도막 제거 및 재단청 시공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2.1.1 공시목재
공시 목재는 전통 목조건축에 주로 쓰이는 소나무(산림조합중앙회 동부목재유통센터)로 변재부의 판목 판재를 선별하여 사용하였다. 바탕재의 크기는 길이 300 mm, 너비 70 mm, 높이 10 mm로 재단하여 사용하였다.
2.1.2 교착제 및 백반
아교는 펠릿 형태의 소아교(播州粒膠, 鳳凰, Japan)와 백반(KAl(SO4)2·12H2O, Samhyunpharm, Korea)을 사용하였다.
아크릴에멀젼은 ㈜대양포리졸에서 제조한 아크릴에멀젼을 사용하였다.
2.1.3 안료
전통안료는 국내의 H사에서 제조된 천연 석채 뇌록, 석록, 석청, 진사, 석황과 인공 무기안료 연백을 사용하였다. Table 1에 전통안료의 특성을 나타냈다.
Table 1.
The properties of traditional pigment samples
| Name | Raw material |
| Noerok | Si, Fe |
| Malachite | Cu2CO3(OH)2 |
| Azurite | Cu3(CO3)2(OH)2 |
| Cinnerbar | HgS |
| Orpiment | As2S3 |
| Lead white | 2PbCO3·Pb(OH)2 |
현대안료는 「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4)에 규정된 안료와 조채비율을 적용하였다. 주홍은 툴루이드 레드, 백색은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하였다. 군청은 코발트 블루와 울트라마린 블루를 혼합하여 사용하였으며, 황색은 크롬 옐로우와 퍼머넌트 옐로우를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뇌록은 호분과 시아닌 그린, 울트라마린 블루, 황토, 이산화티타늄을 혼합하였으며, 양록은 호분과 이산화티타늄, 크롬 옐로우, 퍼머넌트 옐로우, 시아닌 그린을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Table 2에 현대안료의 특성을 나타냈다.
Table 2.
Pigments and mixing ratios specified in the National Heritage Repair Standard Specifications
2.2 실험방법
2.2.1 시편 제작
공시 목재 표면의 먼지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전통안료와 아교를 사용한 전통단청 시편과 합성 수지계 접착제인 아크릴에멀젼과 인공 무기·유기안료를 사용한 현대단청 시편으로 나누어 각각 제작한 후 시편의 단청 채색층을 제거하였다.
(가) 전통단청 시편
전통단청 시편은 공시 목재에 아교포수 및 뇌록가칠 후 석록, 석청, 진사, 석황, 연백 채색 순으로 진행하였다.
포수 시 교반수는 아교 농도 9.0% (w/w), 백반 농도는 아교 대비 8.0% (w/w)로 하였다. 아교를 냉수에 6시간 침지한 다음, 65°C에서 중탕 용해하여 아교수를 제조하고, 아교수와 반수를 혼합하여 교반수를 제조하였다.
공시 목재에 각 교반수를 2회 아교포수하였으며, 포수 시 교반수의 온도는 25°C로 유지하였다. 교반수는 1회 도포 후 완전히 건조하여 재도포하였다.
가칠안료는 뇌록을 사용하였으며, 아교수와 배합비는 1:5, 아교수 농도 9.0% (w/w)로 하였다. 아교포수된 시료에 뇌록 안료를 평붓을 사용하여 고르게 2회 도포하였다.
석록, 석청, 진사, 석황, 연백 채색의 전색제는 아교수 농도 9.0% (w/w)로 조제 하였다. 안료와 아교수의 배합비율은 석록 1:1.50, 석청 1:1.50, 진사 1:1.75 석황 1:3.50, 연백 1:1.60으로 하였다. 뇌록가칠 위에 각 안료별로 2회씩 도포하였다. 각 시편의 교반수와 가칠 및 상부 채색의 아교수 농도는 Table 3에 나타냈다.
Table 3.
Adhesive application concentration of glue sizing and pigment painting
| Sample | Concentration of adhesive on background | Pigment paintwork | |
| Glue (%, w/w) | Alum ratio to glue weight (%, w/w) | Glue (%, w/w) | |
| Traditional Dancheong | 9.0 | 8.0 | 19.0 |
(나) 현대단청 시편
현대단청 시편은 공시 목재에 아크릴에멀젼 포수 및 뇌록 가칠 후 양록, 군청, 황, 주홍, 분 채색 순으로 진행하였다.
포수 시 아크릴에멀젼 수용액은 농도 21.0% (w/w)로 하였고, 아크릴에멀젼 수용액의 온도는 25°C로 유지하여 도포하였다. 공시 목재에 각각의 아크릴에멀젼 수용액을 2회 도포하였으며, 1회 도포 후 완전히 건조하여 재도포하였다.
채색 안료는 아크릴에멀젼 농도 21.0% (w/w)로 「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4)에 규정된 조색비율로 혼합하여 안료를 조제하였다. 각 시편의 교반수, 가칠, 상부 채색의 아크릴에멀젼 농도 및 배합비는 Table 4에 정리하였다.
Table 4.
Adhesive application concentration of acrylic emulsion
| Sample |
Concentration of adhesive on background (%, w/w) |
Pigment paintwork (%, w/w) |
| Modern Dancheong | 21.0 | 21.0 |
(다) 면닦기
「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4)에 따라 아교를 사용한 전통단청 시편은 수세를 통해 제거하고, 합성 수지계 접착제를 사용한 현대단청은 물리적 마찰 도구를 이용한 방법으로 각각 제거하여 Table 5에 나타났다. 현대단청 시편의 경우 연마지를 이용하여 면닦기를 실시하였으나, 완전한 제거가 되지 않아 유기용제를 이용한 화학적 방법을 병행하였다. 아크릴계 도료 제거 용제는 톨루엔, 자일렌, 디클로로메탄, 트리클로로에틸렌, 아세톤 등이 있다. 이 중 톨루엔, 자일렌, 디클로로메탄, 트리클로로에틸렌은 인체에 심각한 독성 및 발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5) 이에 반해, 아세톤은 인체 발암성이 없고 휘발성과 용해력이 뛰어나며, 다른 대체 용매들과의 혼합성이 우수하고 안정성도 높아 폭넓게 사용된다.6)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아세톤을 유기용제로 선정하였다.
Table 5.
Images of the traditional Dancheong sample after water washing and the modern Dancheong specimen after sanding
| Sample | Coating removal | |
|
Traditional Dancheong after water washing | ![]() | ![]() |
|
Modern Dancheong after sanding | ![]() | ![]() |
현대단청 시편에 아세톤을 적용하기 위해 아세톤 수용액 농도를 30% (w/w), 50% (w/w), 70% (w/w), 100%로 하여 예비실험하였으며, 그 결과를 Table 6에 나타냈다. 아세톤 수용액 30% (w/w)와 50% (w/w)은 도막 제거가 불량하여, 70% (w/w) 아세톤 수용액과 100% 아세톤을 선정하였다. 적용된 면닦기 방법은 Table 7에 나타냈다.
Table 6.
Images of modern Dancheong removal at acetone concentrations
|
Acetone concentrations (%, w/w) | Modern Dancheong coating removal |
| 30 | ![]() |
| 50 | ![]() |
| 70 | ![]() |
| 100 | ![]() |
Table 7.
Surface wiping method for paint removal
2.2.2 현미경 관찰
시편의 표면 상태는 실체현미경(smart videoscope, Egitech, Korea)을 사용하여 ×120의 배율로 관찰하였다.
시편의 단면을 FE-SEM (Gemini 560, Zeiss, Germany)을 이용하여 ×300의 배율로 관찰하였다.
2.2.3 적외선분광분석
각 시료에 대한 적외선분광분석은 다이아몬드 크리스탈의 ATR (attenuated total reflection) 장치가 부착된 portable FT-IR (4300 handheld FTIR, Agilent,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측정 범위는 500–4,000 cm-1이며, 분해능(resolution)은 4 cm-1, 스캔 횟수는 32회로 DIA atr 방식으로 하였다.
2.2.4 안료 분석
전통안료의 천연 석채 뇌록, 석록, 석청, 진사, 석황과 연백, 현대안료의 호분, 코발드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이산화티타늄, 툴루이드 레드, 크롬 옐로우 안료의 입도와 성분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입도 분석은 레이저 회절(laser diffraction)법을 적용하여 ISO 13320에 의거하여 입도분석기(Masterizer 3000, Malvern, UK)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안료 1 g을 증류수 50 mL에 넣어 초음파분산기(sonosmasher, Ulsso Hitech, Korea)를 이용하여 1분 동안 1회 분산시킨 시료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입도분포값은 Dv(10), Dv(50), Dv(90)값으로 입도분포가 10%, 50%, 90%되는 지점의 입도값과 가장 많은 빈도수를 갖는 크기를 나타내는 Mode값을 사용하였다. Span값은 입도 분포의 폭을 나타내며, 다음 Eq. [1]에 의거하여 산출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면닦기
전통단청 시편은 아교수 농도 9.0% (w/w)에 아교 대비 8.0% (w/w) 백반을 혼합한 교반수로 아교포수한 후 아교수 농도 9.0% (w/w)로 채색한 시편을 수세하여 도막을 제거하였다. 현대단청 시편은 아크릴에멀젼 수용액을 21.0% (w/w)를 사용하여 포수 및 채색한 후 연마지를 이용한 기계적 마찰 방식으로 도막을 제거하였다. 또한, 목재 표면의 물리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침습적 처리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전통단청과 현대단청 시편의 도막 제거 후 목재의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였으며, 시편의 단면 구조는 FE-SEM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Table 8에 나타냈다.
Table 8.
Stereomicroscope and FE-SEM images of the traditional Dancheong sample after water washing and the modern Dancheong specimen after sanding
| Sample | Stereomicroscope | FE-SEM |
|
Traditional Dancheong after water washing | ![]() | ![]() |
|
Modern Dancheong after sanding | ![]() | ![]() |
전통단청 시편의 목재 표면과 단면을 현미경 및 FE-SEM으로 관찰한 결과 채색층의 대부분이 제거된 상태였으며, 도막의 표면 박리 현상이 일부 관찰되었으며, 아교와 안료 입자의 잔여물이 불규칙하게 분포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시편 단면의 수직방향으로 배열된 가도관은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었으며, 이는 채색층 일부가 제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재 자체에는 물리적 손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미경 관찰한 물리적 처리를 거친 현대단청 시편의 경우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 이후에도 채색층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일부 도막이 목재 표면에 잔류하였으며, 안료 입자의 확산 또는 흡착 흔적이 관찰되었다. 또한, 시편 단면의 FE-SEM 분석 결과 채색 도막의 파편이 세포 벽면에 잔존하고, 연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손상 흔적이 관찰되었다. 이는 아크릴에멀젼이 목재 표면에 강한 접착력을 형성함에 따라 연마 처리 시 도막과 함께 목질 조직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대단청 시편의 경우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만으로는 채색층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으며, 표면에 잔류 도막이 관찰되었다. 이에 따라 현대단청 시편에 대해 아세톤 70% (w/w) 수용액과 아세톤 100%를 각각 적용한 화학적 처리와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를 병행하여 제거한 효과를 FE-SEM으로 분석한 결과를 Table 9에 나타냈다.
Table 9.
FE-SEM images of the cross-sections of modern Dancheong sample after combined chemical and physical surface cleaning
| Method | Acetone concentration | |
| 70% | 100% | |
|
Chemical removal with acetone | ![]() | ![]() |
|
Acetone treatment after sanding for paint removal | ![]() | ![]() |
|
Sanding after acetone treatment | ![]() | ![]() |
화학적 처리의 경우 아세톤 농도에 따른 차이로는 아세톤 70% (w/w) 수용액에 비해 아세톤 100%가 아크릴에멀젼 도막에 대해 높은 용해력을 나타내어 효과적인 제거가 가능하였다.
연마지를 선행한 후 아세톤을 적용한 시편에서는 도막 상부가 먼저 제거되어 화학 용제가 기층까지 효과적으로 침투하였으며, 이에 따라 도막 잔류가 적고 목재 기질의 노출 상태가 우수하였다. 반면, 아세톤을 선행 처리한 후 연마지를 적용한 시편에서는 도막이 연화되었음에도 접착층 일부가 잔류하였고, 연화된 상태에서 연마지로 인해 목재 표면 조직의 손상이 동반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물리적 처리를 선행한 후 화학적 처리를 적용한 제거 방법이 화학적 처리를 선행한 후 물리적 처리를 적용한 방법에 비해 더 우수하였다.
아세톤 70% (w/w) 수용액은 단독 사용 시 도막 제거가 불완전하였으며, 연마지를 병행하더라도 세포벽 표면에 안료 및 접착제 성분이 일부 잔류하였다. 제거 효율 측면에서는 아세톤 100%가 우수하였으나, 연마지를 병행할 경우 목재 기질에 대한 손상 가능성 또한 증가하였다. 따라서 실제 문화유산에 적용할 경우, 대상 재료의 민감도, 도막의 침투 깊이, 보존 대상층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정한 아세톤 농도와 병행 처리 방법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도막 제거의 효율성과 목재 기질의 보존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 선행 후 화학 처리 순서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3.2 적외선분광분석
전통단청의 채색 및 면닦기 공정 각 단계에서의 화학적 조성 변화를 평가하기 위하여, 아교수 농도 9.0% (w/w)에 아교 대비 8.0% (w/w) 백반을 혼합한 교반수로 아교포수한 후 아교수 농도 9.0% (w/w)로 채색한 전통단청 시편에 대해 채색 전, 뇌록 안료 채색 후, 그리고 채색층 제거 후의 FT-IR spectra를 분석하였다. 현대단청의 경우 채색 및 면닦기 공정 각 단계에서 화학적 조성 변화를 평가하기 위하여, 합성 수지계인 접착제인 아크릴에멀젼 수용액을 21.0% (w/w)를 사용하여 포수한 후 채색한 현대단청 시편에 대해 채색 전, 뇌록 안료 채색 후, 그리고 채색층을 물리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으로 각각 제거한 시편의 FT-IR spectra를 분석하였다. 전통단청과 현대단청 시편의 FT-IR spectra를 Fig. 1에 나타냈다.

Fig. 1.
Infrared spectra of coating removal solvents for traditional and modern Dancheong (A: Wood sample before Dancheong painting, B: Wood sample after application of traditional Dancheong Noerok, C: Traditional Dancheong after water washing, D: Wood sample after application of modern Dancheong Noerok, E: Modern Dancheong after sanding, F: Coating removal by application of 70% aqueous acetone, G: Coating removal by application of 100% acetone).
전통 및 현대단청의 채색 전 목재 시편은 셀룰로오스 및 리그닌과 헤미셀룰로오스가 주성분으로 나타났다. 셀룰로오스는 3,330–3,400 cm-1 부근의 넒은 O-H 신축 진동 피크와 2,900 cm-1 부근의 C-H 스트레칭, 1,150–1,050 cm-1에서 C-O-C 및 C-O 신축 진동, 900–650 cm-1에서 β-글루코시드 결합 및 진동에 의한 특징적 흡수를 나타냈다. 리그닌은 1,600–1,500 cm-1에서 방향족 고리 진동의 특징적인 흡수를 나타냈다. 헤미셀룰로오스는 셀룰로오스와 일부 흡수 영역이 겹치며, 1,730 cm-1 부근의 C=O 신축 및 1,050–1,150 cm-1의 C-O-C, C-O 신축 진동이 주요 특징으로 나타났다.7)
뇌록안료와 아교를 사용하여 채색한 전통단청 시편은 1,660–1,600 cm-1 피크 밴드의 amide Ⅰ은 펩타이드 결합의 C=O 카보닐 신축진동을 나타내며, 1,565–1,500 cm-1 피크 밴드의 amide Ⅱ 영역은 N-H 굽힘과 C-N 신축진동과 관련이 있다. amide Ⅰ의 1,643 cm-1 피크와 amide Ⅱ의 1,537 cm-1 피크로 아교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8) amide Ⅲ 영역은 N-H 굽힘과 C-N 신축진동에 의한 것으로 콜라겐의 3중 나선구조와 관련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1,230–1,300 cm-1 영역에서 나타난다.9) 그러나 본 시편에서는 amide Ⅲ 피크가 1,338 cm-1 피크에서 나타났으며, 이는 아교포수 시 사용된 백반(Al3+)에 의해 콜라겐의 3중 나선 구조가 부분적으로 변성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되었다. Al3+ 이온이 콜라겐에 결합함으로써 분자 내·분자 간 수소결합이 형성되어 소수성이 부여되어 콜라겐 분자의 이동성이 감소하여 변성 현상이 발생된 것으로 판단되었다.10)
전통단청 채색 제거 후 시편은 2,900 cm-1 부근의 C-H 신축 진동, 1,030–1,050 cm-1 부근의 C-O-C 진동, 그리고 3,300–3,500 cm-1 영역의 넓은 O-H 신축 진동 등 목재 고유의 주요 피크들이 다시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이는 채색층에 의해 가려졌던 소나무의 셀룰로오스 및 헤미셀룰로오스 계열의 화학적 성분들이 수세 처리 이후 스펙트럼 상에 다시 명확히 나타났음을 의미하며, 채색층 제거에 따라 목재 본연의 구조적 특성이 회복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1,638 cm-1 부근에서 관찰되는 피크는 아교의 amide I 또는 목재의 리그닌이나 수분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수세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었다.7) 아교를 사용하여 단청을 한 경우 면닦기는 수세법만으로도 도막 제거가 충분할 것으로 사료된다.
아크릴에멀젼과 뇌록으로 채색한 현대단청 시편은 1,730–1,720 cm-1 부근에서는 강한 C=O 신축 진동 피크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아크릴에멀젼에 포함된 에스터 결합의 대표적인 특성 피크이다.11) 또한, 1,400–1,000 cm-1 범위에서는 다양한 흡수 피크들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유기안료의 C-O 결합, 카르복실산염(COO-) 진동에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었다.12) 950–650 cm-1 사이에서도 다수의 피크가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호분에 포함된 무기질 성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13)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 시편의 FT-IR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1,730 cm-1 부근의 C=O 신축 진동 피크 강도가 채색 시편에 비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크릴에멀젼 도막이 부분적으로 제거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1,450–1,000 cm-1 구간의 다수의 흡수 피크는 여전히 뚜렷하게 관찰되었으며, 이는 물리적 제거 방식의 한계를 나타내는 결과로, 이러한 스펙트럼 양상은 채색층에 포함된 아크릴에멀젼의 잔류물과 안료의 일부 성분이 기계적 침투 및 흡착에 의해 고착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세톤 70% 수용액으로 처리한 시편의 FT-IR 스펙트럼에서는 1,730 cm-1 부근의 C=O 신축 진동 피크가 샌딩 처리 시편에 비해 더욱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세톤의 화학적 용해 작용에 의해 아크릴에멀젼이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1,000–1,200 cm-1 영역에서는 여전히 흡수 피크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일부 안료 성분이 바탕면에 잔존하고 있거나, 처리 과정에서 노출된 목질 성분의 진동 모드가 반영된 결과로 사료된다. 전반적으로 아세톤 70% 수용액은 연마지를 이용한 처리에 비해 바인더 제거 효과가 우수하나, 채색층의 완전한 제거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아세톤 100%으로 처리한 시편의 경우, 1,730 cm-1 부근의 C=O 신축 진동 피크가 거의 소멸하였으며, 이는 아크릴에멀젼 성분이 거의 완전히 제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1,000 cm-1 이하 구간에서는 여전히 여러 개의 피크가 관찰되고 있으며, 이는 아세톤 100% 처리 후 노출된 목재 표면 자체의 스펙트럼 특성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결과를 통해 국가유산 수리 현장에서 아크릴에멀젼을 사용한 단청의 면닦기를 시행할 경우 각 목부재의 특성을 고려하여 면닦기 방법 및 용제의 농도를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외부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는 목조건축물의 일부 부재는 물리적 처리만으로도 면닦기가 가능할 수 있다. 반면, 동일한 농도의 아크릴에멀젼이 도포된 경우라 하더라도 추녀, 사래, 연목 등과 같이 채색이 흘러내려 접착제의 농도가 국부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특정 부재의 경우에는 물리적 처리와 함께 화학적 처리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아세톤 등 용제 적용 시 각 부재의 특성과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여 신중하게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3.3 안료 분석
목재 표면의 채색층 제거 과정에서 안료의 입자크기는 채색층 잔류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안료 입자와 목재 표면 사이에 표면장력과 부착력이 작용하여, 채색층 제거 시 일부 안료 입자가 목재 표면에 잔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안료의 입자 크기가 크고 응집력이 낮은 경우 접착제가 제거되면 채색층 전체 제거가 용이하다. 반면, 입자 크기가 작고 분산성이 높은 안료는 목재 표면의 미세한 요철 구조 내로 침투하거나 부착되기 쉬우며 이러한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접착제 제거 이후에도 안료 입자의 완전한 제거가 어렵다. 따라서 안료의 입자크기는 채색층 제거 시 잔류 여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이는 재단청 시 채색층 제거 방식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14)
전통안료의 천연 석채 뇌록, 석록, 진사, 석청, 석황과 연백 평균 입도는 Fig. 2에 나타냈으며, 현대안료는 「국가유산수리표준시방서」4)에 지정된 호분, 코발트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이산화티타늄, 툴루이드 레드, 크롬 옐로우 평균 입도를 측정한 결과를 Fig. 3에 각각 나타냈다.
전통안료 평균 입도 분석 결과 연백(3.14–12.30 µm, mode: 6.85 µm)과 진사(2.46–13.10 µm, mode: 7.66 µm)는 상대적으로 작은 입도 분포를 보였으며, 석청(14.20–42.60 µm, mode: 28.10 µm)과 석록(4.56–20.00 µm, mode: 13.90 µm)은 큰 입도를 나타냈다. 석황(3.63–26.10 µm, mode: 18.90 µm)과 뇌록(2.68–30.0 µm, mode: 16.20 µm)은 중간 정도의 입도 분포로 확인되었다. 입도 분포의 균일도는 Span값으로 평가하였으며, 값이 작을수록 분포가 좁고 입자크기의 균일도가 높음을 나타낸다. 석청 1.09로 가장 균일한 분포를 보였고, 다음 석록 1.34, 연백 1.41, 진사 1.63, 석황 1.82, 뇌록 2.2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천연 광물성 안료의 경우 분쇄 및 수비 과정에서 입자가 작아질수록 미세입자 분리가 어려워 분급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진사, 석황, 뇌록은 미세입자 범위가 넓어 입자 분포의 균일성이 낮았으며,15) 석록과 석청은 상대적으로 큰 입자크기로 인해 분포 범위가 좁게 나타났다.16)
전통안료의 대체재로 사용되는 현대 합성안료는 전반적으로 더 작은 입자크기와 우수한 균일도를 나타냈다. 진사는 합성 유기안료인 툴루이드 레드로 대체되었으며, 평균입도는 0.48–5.86 µm (mode: 1.30 µm)로 확인되었다. 연백은 이산화티타늄로 대체되었으며, 평균 입도는 0.34–1.67 µm (mode: 0.54 µm)로 매우 미세하였다. 석청은 코발트 블루(0.48–4.19 µm, mode: 0.66 µm)와 울트라마린 블루(0.77–7.40 µm, mode: 3.63 µm)의 혼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석황은 크롬 옐로우(0.65–69.40 µm, mode: 1.07 µm)와 유기안료인 퍼머넌트 옐로우와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뇌록과 석록은 주로 호분(1.08–24.10 µm, mode: 19.40 µm) 및 유기안료를 혼합 조채하여 사용한다. 현대안료의 Span값은 울트라마린 블루 2.08, 이산화티타늄 2.49, 호분 3.21, 코발트 블루 4.26, 툴루이드 레드 4.27, 크롬 옐로우 37.30 순으로 나타났다.
전통안료는 광물성 원재료의 분쇄 및 수비과정에 따라 입자크기와 분포의 다양성이 크고, 미세입자 분리의 한계로 인해 일부 안료에서 입도 균일성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접착제로 사용된 아교 제거 시 채색층의 대부분이 효과적으로 제거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반면, 현대안료는 합성 및 정제 공정의 발달로 평균 입도가 작고, 대부분의 안료에서 상대적으로 균일한 입도 분포를 나타냈다. 이산화티타늄, 코발트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등은 매우 미세하고 균일한 입자 크기를 보였으나, 크롬 옐로우와 같이 입도 분포가 넓은 안료도 일부 확인되었다. 대체적으로 전통안료에 비해 현대안료는 입자가 작고 균일하여 목재 표면의 미세 요철 구조 내부로 침투되어 부착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접착제 제거 이후에도 안료 입자의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었다.
4. 결 론
목조건축물의 단청은 세월의 흐름에 의해 열화가 진행되어 재단청을 실시한다.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재단청을 실시하기 위해 전통 및 현대 단청 채색층의 재료 특성과 접착제 종류에 따른 채색층 제거 특성을 분석하였다.
전통단청 채색층의 경우 아교 및 백반 고유의 피크가 명확히 관찰되었으며, 수세법을 적용하여 채색층 제거 후 목재 고유의 피크가 나타난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채색층이 효과적으로 제거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일부 아교 및 안료 잔여물이 불규칙하게 남았으나 목재 표면의 조직에는 물리적 손상이 거의 유발되지 않았다.
현대단청 채색층의 경우 아크릴에멀젼의 합성수지계 접착제의 특성 피크가 관찰되었으며, 연마지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만으로는 채색층의 완전 제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처리와 화학적 처리를 병행할 경우 아세톤 70% 수용액은 목재면에 채색층의 잔류물이 남는 한계가 존재하였다. 아세톤 100%를 사용한 화학적 처리 시 채색층 제거 효율이 가장 높았으나 목재 바탕면의 손상 위험성이 증가하였다.
안료의 입자크기는 채색층 잔류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전통안료는 입자분포 및 균일성의 변이가 크고 입자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접착제로 사용된 아교 제거 시 채색층의 대부분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었다. 그러나 현대안료는 입자가 작고 균일하여 목재 표면의 미세 요철 구조 내부로 침투·부착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접착제 제거 이후에도 안료 입자의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