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머지않아 종이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이른바 ‘종이 종말론’이 크게 대두된 적이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어 종이 소비를 대체하면서 “종이 없는 사무실(paperless office)” 또는 “종이 없는 사회(paperless society)”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1)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이 종이 사용을 대체하는 사례들을 실제로 목격하면서 그러한 예측이 더욱 현실적인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예컨대, 온라인 신문 및 잡지 구독, 이메일 요금 청구서 조회, 우편 광고 대신 온라인 광고 활용, 그리고 전자문서, email 및 e-book의 사용 등은 모두 종이 소비를 대체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종이 소비량은 1950년대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2010년 이후에는 정체 또는 감소하는 추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70년부터 1997년까지 연평균 종이 소비량 증가율은 4.18%에 이르렀으나, 1998년부터 2014년까지는 0.53% 증가에 머물렀으며, 특히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의 연평균 종이 소비량 증가율은 0.17%에 그쳤다.2)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에 따른 종이 소비량의 변화는 용도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Fig.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1인당 신문용지(newsprint) 소비량은 인터넷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1998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스마트폰의 보급이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속화되었다. 구체적으로 1인당 신문용지 소비량은 1997년 28.87 kg에 달하였으나, 2014년에는 절반 이상 감소한 12.9 kg를 기록하였다. 반면 1인당 포장용지(wrapping and packaging and paperboard) 소비량은 홈쇼핑, 인터넷 쇼핑, 그리고 택배의 확산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구체적으로 1인당 포장용지 소비량은 1997년 77.19 kg이던 것이 2014년에는 119.68 kg로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디지털 기기의 확산이 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용도별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이 소비를 용도별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Fig. 1
Newsprint, wrapping and packaging and paperboard consumption and internet/smartphone penetration rate (Source: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2015) and Korea Ministry of Science, ICT and Future Planning (2016)).
이러한 배경 하에서 본 연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파악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종이 소비량을 용도별로 구분하여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구명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1 분석자료
본 연구에서 종속변수로 이용된 종이 소비량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수집한 1인당 연간 소비량(kg/1인/년)이다. 특정 년도의 종이 총소비량은 국내 생산량에 수입량을 더하고 수출량을 차감하여 구해진 것이다(즉, 소비량 = 생산량 + 수입량 - 수출량). 그리고 1인당 연간 소비량은 국내 총소비량을 인구수로 나누어 구해진 값이다.
본 연구에 이용된 FAO의 종이 소비량 자료는 1인당 총소비량뿐만 아니라 종이 용도별로 신문용지(newsprint), 인쇄용지(printing and writing paper), 그리고 포장용지(wrapping and packaging paper and paperboard)로 나눠진다. 1인당 종이 소비량 자료의 표본기간은 1973년부터 2014년까지 42년이며, 따라서 총 42개의 관측치가 이용되었다.
한편 본 연구에서 독립변수(설명변수)로 이용된 자료는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 고등학교 졸업자 비율, 펄프가격지수, 그리고 1인당 GDP(국내총생산)이다. 인터넷 보급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전체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의 비율)은 정보통신기술 발달의 척도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으로부터 입수하였다. 고등학교 졸업자 비율은 잠재적 종이수요 유발변수로 25세부터 64세까지의 인구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며,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Education at a Glance’로부터 입수하였다. 펄프가격지수는 종이 원료인 펄프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미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의 ‘Producer Price Index’로부터 입수하였다. 그리고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경제수준에 대한 척도로서 세계은행(World Bank)의 ‘GDP per capita(US$)’로부터 입수하였다.
2.2 분석방법
2.2.1 단위근 검정
본 연구에 이용되는 시계열자료가 안정적(stationary)이지 않다면, 회귀분석에서 얻어진 회귀계수의 검정통계량이 부정확해지는 이른바 ‘허구적 회귀(spurious regression)’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 결과 실제로는 변수 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견상 의미 있는 연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시계열자료의 불안정성(non-stationarity) 여부에 대한 검정은 단위근 검정(unit root test)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Augmented Dickey–Fuller(ADF) 검정 및 Phillips–Perron(PP) 검정에 비해 각각 검정력과 검정사이즈가 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DF-GLS(Modified Dickey-Fuller test using a Generalized Least Squares) 검정을 사용한다.3-5)
여기서, 는 일반화된 최소자승법(GLS)을 통하여 추세가 제거된(detrended) yt , γ는 상수, ψ0와 ψj는 각각 해당 변수의 추정된 회귀계수를 나타낸다. ut는 iidN(0, )를 따르는 오차항을 의미한다.
DF-GLS 검정식(Eq. 1)에서 최적 시차(optimal lag length) p는 AICc(modified Akaike Information Criterion)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귀무가설(H0)은 ψ0으로, 이는 해당 자료에 단위근이 존재하여 불안정한(non-stationary) 시계열임을 의미한다. 만일 단위근이 존재한다면, 1차 차분된 데이터(1st differenced data; Δyt = yt - yt-1)를 사용한다.
2.2.2 분석모형
본 연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Eq. 2의 회귀방정식을 이용하였다.
여기서, Δ는 차분기호(differencing operator)를 나타낸다. y는 종이 소비량을 나타내고, i는 종이 용도를 구분하기 위한 하첨자로 전체 종이(total paper consumption; TOT), 신문용지(newsprint; NSP), 인쇄용지(printing and writing paper; PRT) 및 포장용지(wrapping and packaging paper and paperboard; WRP)로 구분된다. INT(internet penetration rate)와 SMT(smartphone penetration rate)는 각각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률을 나타낸다. GDP(gross domestic product)는 1인당 국내총생산으로 단위는 $100이며, PLPI(pulp price index)는 펄프가격지수, 그리고 HED(high school graduation rate)는 고등학교 졸업자 비율을 나타낸다. г는 연도별 효과를 제거하기 위한 더미변수(yearly dummy)이고, e는 iidN(0, )를 따르는 오차항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6월부터 한국통신(KT)에 의해 상용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나, 1998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인터넷 보급이 크게 늘지 않았다(Fig. 1 참조). 그러나 1998년 이후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인터넷 뱅킹, 온라인 뉴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인터넷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하였다.6) 이와 같이 특정 서비스의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 Eq. 2에서 인터넷 보급률(INT)과 스마트폰 보급률(SMT)을 각각 4년과 2년의 시차(즉, ΔINTt-4와 ΔSMTt-2)를 두고 사용하였다. 사용된 시차의 통계적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Granger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 검정을 실시하였으며, 5%의 유의수준에서 사용된 시차의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3. 결과 및 고찰
3.1 용도별 종이 소비량 및 독립변수에 대한 기초통계
Table 1은 본 연구에 이용된 용도별 종이 소비량과 독립변수(설명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을 제시하고 있으며, 통계패키지 SAS 9.4를 이용하여 도출하였다. 1973년부터 2014년까지의 표본기간 동안 1인당 종이 소비량의 평균은 전체 종이(TOT) 111.31 kg, 신문용지(NSP) 15.21 kg, 인쇄용지(PRT) 17.13 kg, 그리고 포장용지(WRP) 63.61 kg으로 나타났다.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of dependent and independent variables
3.2 단위근 검정 결과
Table 2는 본 연구에 이용된 변수들을 대상으로 DF-GLS 검정을 사용하여 단위근 검정을 실시한 결과이다. 원시계열자료(levels)에서는 모든 변수가 5% 유의수준에서 단위근이 존재한다는 귀무가설(H0 : ψ0 = 0)을 기각하지 못함으로써 불안정한(nonstationary) 시계열로 나타났다. 반면 1차 차분한 시계열자료(1st differences)에서는 모든 변수가 5% 유의수준에서 단위근의 존재를 기각하여 안정적인(stationary) 시계열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여 분석모형에서는 1차 차분변수를 사용한다.
Table 2
Results of the DF-GLS Unit Root Tests
| Variables | Levels | 1st Differences | ||
|---|---|---|---|---|
| Test Statistics | p-value | Test Statistics | p-value | |
| TOT | 0.203 | 0.916 | -6.888** | <.0001 |
| NSP | -0.961 | 0.534 | -5.415** | <.0001 |
| PRT | -0.916 | 0.558 | -7.851** | <.0001 |
| WRP | 0.706 | 0.967 | -6.891** | <.0001 |
| PLPI | -1.117 | 0.450 | -5.916** | <.0001 |
| INT | -0.574 | 0.720 | -2.370* | 0.0360 |
| SMT | 0.321 | 0.931 | -2.406* | 0.0330 |
| HED | -0.855 | 0.589 | -4.781** | <.0001 |
| GDP | -0.105 | 0.863 | -4.597** | <.0001 |
3.3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용도별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
Table 3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용도별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Eq. 2를 추정한 결과이다. 먼저 전체 종이 소비량(Table 3의 2열)은 인터넷 보급률이 1% 증가할 때 연간 1인당 0.763 kg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률(휴대전화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의 확대가 전체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역사가 아직 짧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급률과 종이 소비량 간에 구체적인 인과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인당 GDP의 증가는 전체 종이 소비량의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인당 GDP가 $100 증가할 때 전체 종이 소비량은 연간 1인당 0.990 kg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Regression results for paper consumption by use
| Variables | TOT (Aggregate) | NSP (Newsprint) | PRT (Printing and Writing) | WRP (Wrapping and Packaging and Paperboard) |
|---|---|---|---|---|
| Intercept | -2.646 | -1.770 | -2.764 | -0.399 |
| ΔINTt-4 | -0.763** | -0.265** | -0.414* | -0.136 |
| ΔSNTt-2 | -0.165 | -0.084 | -0.066 | -0.088 |
| ΔGDPt | 0.990** | 0.223** | 0.341* | 0.485** |
| ΔPLPLt | 0.071 | -0.003 | 0.019 | 0.054 |
| ΔHEDt | 0.986 | 0.593 | 0.849 | 0.019 |
| # of Obs. | 41 | 41 | 41 | 41 |
| Adjusted R2 | 0.769 | 0.693 | 0.352 | 0.614 |
신문용지 소비량(Table 3의 3열)은 인터넷 보급률이 1% 증가 시 연간 1인당 0.265 kg만큼 감소(1% 유의수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전체 종이 소비량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보급률에 의해서는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의 보급 확대가 대표적인 인쇄매체인 신문을 대체하면서 신문용지 소비량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인당 GDP가 $100 증가 시 신문용지 소비량은 0.223 kg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쇄용지 소비량(Table 3의 4열)은 신문용지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보급 확대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인터넷 보급율이 1% 증가 시 인쇄용지 소비량은 연간 1인당 0.414 kg만큼 감소(5% 유의수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쇄용지 소비량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쇄용지 소비량은 1인당 GDP가 $100 증가할 때 연간 1인당 0.341 kg 증가(5% 유의수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용지 소비량(Table 3의 5열)은 다른 용도의 종이와 달리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포장용지 소비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에 의해 대체되는 효과보다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 택배의 확산 등에 의해 증가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인당 GDP의 증가는 포장용지 소비량의 증가로 이어져 1인당 GDP가 $100 증가할 경우 포장용지 소비량은 연간 1인당 0.485 kg 증가(1% 유의수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결 론
본 연구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종이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종이 소비를 용도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인터넷의 보급 확대는 인쇄물을 직접적으로 대체함으로써 신문용지와 인쇄용지의 소비량을 감소시키는데 작용한 반면 포장용지 소비량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는 종이 소비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스마트폰의 보급 역사가 매우 짧아 스마트폰과 종이 소비량간의 인과관계를 통계적으로 파악하기에 충분한 자료가 아직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향후 신문용지 및 인쇄용지의 소비량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인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문용지 소비량은 더 큰 폭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신문용지 생산에 특화하고 있는 제지회사의 경우 신문용지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수출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생산라인의 변화를 통하여 생산품목을 다각화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