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2.2 실험방법
2.3 분석방법
3. 결과 및 고찰
3.1 효소 전처리가 펄프 고해에 미치는 영향
3.2 종이 강도에 미치는 영향
3.3 효소 전처리 고해 펄프로 제작된 수초지의 표면 특성
4. 결 론
1. 서 론
제지 공정에서 고해(refining)는 섬유 간 결합력을 강화하여 인장지수(tensile index)와 같은 물리적 특성을 개선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고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펄프로 제작된 종이는 강도가 낮고 부피가 크며, 표면이 거친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고품질의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섬유가 균일하게 압축되고, 강한 수소결합이 형성될 수 있도록 고해 공정이 적절히 수행되어야 한다.1) 고해 과정에서는 섬유의 팽창, 단섬 유화, 내부 및 외부 피브릴화, 유연성 증가 등의 변화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섬유의 표면적과 결합력이 증가한다. 이러한 공정은 실험실 규모에서는 Valley beater 및 PFI mill을 사용하여 진행되며, 산업적으로는 디스크 및 원뿔형 리파이너(conical refiners)를 이용하여 수행된다.
그러나 제지 산업에서 에너지 소비는 제조 비용의 약 25%를 차지하며,2) 고해 공정은 특히 에너지 소모가 많은 공정으로 전체 전기 에너지 소비량의 약 15‒18%를 차지한다.2) 에너지 소모량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감소해왔으나, 최근 에너지 자원 부족과 비용 상승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 제한과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은 제지 산업에서 필수적인 과제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고해 공정에서의 에너지 소비 감소는 전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3)
이러한 배경에서, 고품질 종이를 생산하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효소를 이용한 전처리 기술(enzymatic pretreatment)이 주목받고 있다. 효소 처리는 섬유 구조를 변화시켜 고해 효율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5,6,7,8,9,10) 특히, 셀룰라아제(cellulase)와 자일라나아제(xylanase)를 적용하면 고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원하는 종이 물성을 확보할 수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1,2,3) 효소 처리된 펄프는 섬유 특성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며, 이는 효소 처리되지 않은 펄프와는 다른 물리적 특성을 나타낸다.11)
셀룰로오스 바이오매스의 자연 분해는 탄소 순환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를 촉진하는 셀룰로오스 분해 효소는 다양한 연구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12,13,14,15,16,17,18,19)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효소가 특히 펄프 및 제지 산업에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다고 평가하고 있다.20.21) 효소를 활용한 고해와 효소 기반의 고해 대체 기술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높은 효소 가격과 산업 현장에서의 비효율적인 적용은 기술의 상용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22)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효소 가격 절감, 효소 적용 기술 개선, 그리고 환경 친화적 공정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23,24,25,26,27) 효소 고해는 화학적 가수분해보다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pH 5 및 50°C와 같은 온화한 조건에서 작동하여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제공한다.23)
본 연구는 본 연구에서는 셀룰라아제를 활용한 펄프 전처리가 고해 공정 및 종이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셀룰라아제 단독 처리와 셀룰라아제-자일라나아제 혼합 처리를 비교하여, 두 효소 조합이 고해 효율 및 최종 종이 품질에 미치는 차이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효소 처리 기술의 최적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산업적 적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본 연구에서는 국내 S사에서 제공받은 유칼립투스 표백 크라프트펄프(hardwood bleached kraft pulp)를 실험에 사용하였다. 또한, 효소로는 덴마크 Novozymes사에서 생산한 액상형 효소인 Celluclast® 1.5 L 및 과립형 효소인 Viscoflow® MG를 적용하였다.
Celluclast® 1.5 L은 셀룰라아제(cellulase) 기반이며, Viscoflow® MG는 셀룰라아제와 자일라나아제(xylanase)를 포함한 조합 효소로 구성되어 있다. 두 효소의 활성화도는 Table 1에 정리되어 있으며, 효소 활성 측정을 위해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carboxymethyl cellulose, CMC) 및 필터페이퍼(filter paper)를 기질로 사용하였다. 또한, 3,5-dinitrosalicylic acid(DNS) 환원당 정량법을 이용하여 효소 역가를 평가하였다.
Table 1.
The specific enzyme activity of 2 different celluases
Formulation | Enzyme activity (CMC/mL) | Enzyme activity (FPU/mL) |
Celluclast® 1.5 L | 1.29 | 2.35 |
Viscoflow® MG | 1.18 | 0.96 |
2.2 실험방법
2.2.1 효소 처리
전건펄프를 기준으로, 펄프 1.0 g당 1, 2 및 4 IU의 Cellulast® 1.5 L 또는 Viscoflow® MG를 처리하였다. 효소 활성 단위(IU) 설정은 기존 연구에서 효소를 이용한 펄프 전처리 최적 조건을 분석한 연구들을 참고하여 결정하였다.2,3) 전건 360.0 g의 펄프를 4.5% 농도로 희석한 후, 4시간 동안 증류수에 침지하여 충분히 해리하였다. 이후 pH 5.0의 50 mM citrate buffer를 이용하여 pH를 조정한 후, 50°C의 반응 온도에서 60분간 효소 가수분해를 진행하였다. 반응 동안 교반 속도는 100 rpm으로 일정하게 유지하였다. 효소 반응 종료 후, 95°C에서 10분간 열처리하여 효소 활성을 비활성화하였으며, 이후 증류수로 세척하여 남아 있는 효소 잔존물을 제거하였다. 비교군(control, no enzyme)은 효소 처리 과정 없이 동일한 조건(pH, 온도, 시간)에서 처리하여 실험 변수 외의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2.2.2 고해
KS M ISO5264-1에 의거 하여 밸리비터를 사용해 고해하였다 펄프와 물이 23 L가 되도록 조절해 농도를 1.57%로 조절했다. 지랫대에 54±1 N 의 하중을 가해 고해를 진행하였다. KS M ISO5267-2에 의거 하여 캐나다 표준 여수도법으로 여수도를 측정하였다. 시작 여수도를 측정하였다. 2분 간격으로 여수도를 측정하여 여수도가 410 mL CSF가 되도록 고해를 진행해 목표 여수도에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2.3 분석방법
2.3.1 수초지 물성 분석
모든 수초지 시편은 TAPPI Standard/ANSI T402 sp-21에 따라 온도 23±1°C, 상대 습도 50±2%에서 조습 처리 후, 인장강도(TAPPI T494 om-01), 인열강도(TAPPI T496)를 측정하였다.
2.3.2 SEM 분석
충북대학교 공동실험실습관에서 전계방사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 Ultra Plus model, Carl Zeiss, Germany)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효소 처리된 펄프의 표면 구조 및 피브릴화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2000배 배율에서 관찰하였으며, 현미경의 분해능은 15 kV에서 0.8 nm, 1 kV에서 1.6 nm로 설정하였다. 샘플 준비 과정으로는, 효소 처리 후 충분히 건조된 수초지를 작은 조각으로 절단하여 분석 대상 영역을 선정하였다. 이후, 백금(Pt) 코팅을 5 nm 두께로 증착하여 전도성을 부여한 후 분석을 진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효소 전처리가 펄프 고해에 미치는 영향
고해는 제지 공정의 가장 기본적이며 종이의 품질을 결정짓는 필수적인 공정이다. 고해 과정에서는 외부 피브릴화, 내부 피브릴화, 미세분 생성, 단섬유화 및 섬유 팽윤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며, 이러한 변화는 펄프의 수소결합 능력을 향상시켜 최적의 종이 제조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고해 과정은 고도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정이며, 이에 따라 고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종이 물성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효소 전처리가 고해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효소 미처리 펄프(대조군)와 Celluclast® 1.5 L, Viscoflow® MG로 전처리된 펄프의 고해에 소모되는 시간을 비교하였다. 실험실용 벨리비터(Valley Beater)를 이용하여 410 mL CSF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하였으며, 결과는 Figs. 1, 2, 3에 나타내었다.
Celluclast® 1.5 L와 Viscoflow® MG로 전처리한 펄프는 대조구에 비해 목표 여수도 도달에 소모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효소 전처리가 섬유의 물성을 변화시켜 고해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서도 효소 전처리를 통해 펄프의 고해 시간이 단축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25) 특히, 침엽수 펄프의 경우 효소 처리가 고해 시간을 감소시키고, 고해도는 일반적으로 향상되며 에너지 소모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25,26) 또한, 건조된 섬유와 건조되지 않은 섬유 모두 효소 처리 시 여수도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27)
효소 투입량이 증가할수록 목표 여수도 도달에 소모되는 시간이 더욱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시작 여수도 역시 효소 전처리를 진행한 펄프에서 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효소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여수도값이 증가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28) 이러한 결과는 효소가 섬유의 피브릴화를 촉진하고, 섬유 표면의 구조를 변화시켜 고해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전과 부합한다.
Celluclast® 1.5 L로 전처리한 펄프는 Viscoflow® MG로 전처리한 펄프보다 목표 여수도 도달 시간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선행 연구29)에서 Xylanase가 헤미셀룰로오스를 가수분해하는 과정에서 섬유 팽윤을 도와주는 글루쿠론산이 제거되면서 고해 시간 감소 효과가 상대적으로 저하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Viscoflow® MG에는 자일라나아제(xylanase)가 포함되어 있어 헤미셀룰로오스의 변화가 고해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를 고려할 때 효소의 선택이 고해 공정의 최적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고해 과정에서 카르복실기 함량이 높은 펄프는 낮은 함량의 펄프보다 동일한 입자 크기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소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30) 일반적으로 자일란 함량이 높은 펄프는 고해가 더 용이하다는 보고가 있다.30)
본 연구에서 효소 전처리를 통해 펄프의 고해 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효소 처리가 섬유 구조를 변화시켜 고해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효소의 종류 및 농도에 따라 고해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며, Celluclast® 1.5 L와 Viscoflow® MG 간의 차이는 효소의 기작 차이에 따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고해 시간의 단축은 제지 공정에서 효소 전처리를 활용하여 고해 공정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산업적 적용을 위해서는 효소의 경제성, 최적 반응 조건, 펄프의 화학적 조성 변화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3.2 종이 강도에 미치는 영향
인장강도 테스트는 펄프의 섬유 간 결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단위 폭당 견딜 수 있는 최대 인장력으로 정의된다. 인장강도는 섬유 간 결합력에 크게 의존하므로 고해가 진행될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효소 미처리 펄프와 효소 처리된 펄프를 사용해 제작된 수초지의 인장지수를 Fig. 4에 나타냈다. Celluclast® 1.5 L와 Viscoflow® MG로 전처리된 모든 조건에서 미처리 펄프로 제작된 수초지 보다 최대 약 7.6% 증가한 인장지수를 나타냈으며, Viscoflow® MG 경우 최대 약 12.4% 증가된 인장지수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효소 전처리가 섬유의 피브릴화를 촉진하여 섬유 간 결합을 강화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효소가 섬유 표면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면서 섬유 간 결합 면적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더 강한 수소결합이 형성됨으로써 종이의 인장강도가 향상된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연구에서도 효소 전처리가 고해 없이도 섬유 간 결합력을 강화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으며, 본 연구 결과 역시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31,32)
또한, Viscoflow® MG 전처리 펄프에서 제작된 수초지가 Celluclast® 1.5 L 전처리 펄프보다 더 높은 인장지수를 나타냈다. 이는 자일라나아제가 섬유 구조를 변화시켜 고해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인장강도를 증가시킨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33)
인열강도는 섬유 길이, 섬유 강도, 단면 특성, 섬유 간 결합 정도 및 종이 내 섬유 배향에 따라 달라지는 복잡한 응력 테스트로, 종이 시트에서 미리 결정된 거리를 따라 평면 외부 인열 파손 선을 전파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측정한 것이다.34) 일반적으로 적정 수준의 고해는 인열강도를 증가시키지만, 고해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섬유 강도의 감소로 인해 인열강도가 낮아진다. 섬유가 길수록 응력이 분산되는 효과가 크며, 짧은 섬유는 응력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섬유 강도는 인열강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효소 미처리 펄프와 효소 처리된 펄프를 사용하여 제작된 수초지의 인열지수를 Fig. 5에 나타내었다. 분석 결과, Celluclast® 1.5 L로 전처리한 펄프의 경우 모든 조건에서 미처리 펄프 대비 인열지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셀룰라아제가 섬유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섬유 구조가 손상되면서 섬유 강도가 약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서도 효소 처리가 섬유 강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섬유가 약해질 경우 인열지수가 감소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35)반면, Viscoflow® MG로 전처리한 경우, 1 IU 및 2 IU 조건에서는 미처리 펄프 대비 인열지수가 증가하였으나, 4 IU 조건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일라나아제가 낮은 농도에서는 섬유 간 결합력을 증가시켜 인열지수를 개선하지만, 4 IU 이상의 농도에서는 셀룰라아제와 자일라나아제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섬유 약화가 발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일라나아제 처리 펄프의 경우, 처리량에 따라 섬유 강도의 변화가 크지 않거나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33) 기존 연구에서는 효소 전처리가 OD 펄프의 섬유 절단으로 인해 감소하는 인열지수를 보정하거나 유지시키는 동시에 인장 및 파열지수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36,37) 자일라나아제 처리는 무고해 인열강도를 최대 90%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38) 이러한 연구 결과는 Viscoflow® MG 전처리 펄프에서 제작된 수초지의 인열지수 증가 및 감소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효소의 최적 농도를 설정하고, 펄프의 화학적 조성과 연계하여 효소 처리가 고해 및 종이 물성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효소 전처리를 다양한 펄프 원료에 적용하여 최적의 공정 조건을 탐색할 필요성이 있다.
3.3 효소 전처리 고해 펄프로 제작된 수초지의 표면 특성
효소 전처리에 의해 유도된 표면 특성이 고해 및 초지 과정에서도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초지 표면을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은 처리되지 않은 펄프와 Celluclast® 1.5 L 및 Viscoflow® MG로 각각 4 IU 조건에서 전처리된 펄프로, 이들은 410 mL CSF에 도달할 때까지 고해한 후 수초지로 제작하였다. 제작된 수초지의 SEM 이미지는 Fig. 6에 나타내었다.
효소 전처리는 긴 섬유를 가수분해하여 셀룰로오스 사슬의 결합을 손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섬유의 외부 미세섬유층이 약화되어 고해 시 필요한 에너지가 감소하거나 섬유의 피브릴화가 더욱 용이해진다. 기존 연구에서는 셀룰라아제 전처리가 섬유 구조에 큰 변형을 초래함이 보고되었으며,39) 셀룰라아제에 의한 셀룰로오스 섬유 손상이 관찰되었다.40) 또한, 자일라나아제가 펄프 섬유 표면을 변형시킨다고 보고되어 있다.41)
본 연구에서도 Celluclast® 1.5 L와 Viscoflow® MG로 전처리한 펄프에서 제작된 수초지가, 미처리 펄프에서 제작된 수초지보다 더 많은 피브릴화를 나타냄을 확인하였다. 특히 Celluclast® 1.5 L 전처리군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피브릴화가 유도되었으며, 이는 선행연구에서 측정된 WRV (water retention value) 증가와 같은 경향을 보인다.29)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Celluclast® 1.5 L(순수 셀룰라아제)와 Viscoflow® MG(셀룰라아제 및 자일라나아제 혼합물)를 이용하여, 효소 전처리가 고해 과정, 종이 강도 및 수초지 표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효소 전처리는 고해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특히 Celluclast® 1.5 L가 Viscoflow® MG보다 더 높은 고해 시간 단축 효과를 보였다. 이는 셀룰라아제가 섬유의 내부 구조를 변화시켜 피브릴화를 촉진하고, 물리적 변형을 가속화하여 고해 효율을 높이는 기전과 일치한다. 또한, 효소 전처리는 섬유 간 결합력을 강화하여 인장강도를 증가시켰으며, Viscoflow® MG 전처리는 최대 12.4%의 인장강도 향상 효과를 보였다. 다만, 효소 종류와 농도에 따라 인열지수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으며, 과도한 효소 처리는 섬유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효소 처리 조건의 최적화가 중요함을 시사하며, 고해 과정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종이의 최종 물성을 고려한 적용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SEM 분석 결과에서도 효소 전처리가 피브릴화를 촉진하여 섬유 표면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종이 강도 특성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효소 처리를 통해 고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물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다만, 효소 종류 및 농도에 따른 최적 조건 설정이 중요하며, 특정 조건에서는 섬유 손상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효소 전처리의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효소 조합 및 최적 반응 조건을 검토하고, 장기적인 공정 효율성 평가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해 에너지 소비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실제 공정에서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