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종이는 리파이닝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초지 조건에 적합한 수준으로 리파이닝이 되지 않는다면 탈수, 지합, 지절, 평량 변이, 강도 변이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1-5) 따라서 지료조성단계에서 각 초지 조건에 적합하도록 적절한 리파이닝 처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리파이닝은 제지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리파이닝 동안 사용되는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리파이닝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디자인에 따라 동일한 조건 하에서 리파이닝을 하더라도 상이한 리파이닝 결과가 얻어진다. 예를 들면, 리파이너 바의 폭이 좁은 것과 넓은 것을 사용하여 동일한 펄프 원료를 리파이닝할 때 바 폭이 좁은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섬유의 절단(cutting, shortening)보다 소섬유화(fibrillation)를 많이 일으켜 종이 강도의 향상에 기여하고, 바 폭이 넓은 것은 소섬유화보다는 섬유 절단을 많이 일으켜 종이 강도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6-9) 또한, 리파이닝 동안 리파이너의 고정자와 회전자의 간격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리파이닝이 과하게 되든가 아니면 리파이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통과하여 유량, 평량, 지합, 종이 물성 등에서 심각한 변이를 야기한다.6,10,11) 따라서 리파이닝 동안 리파이너와 관련된 공정 변수들을 일관되게 제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리파이너 관련 장비를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는 독일의 Voith, 핀란드의 Valmet, 일본의 Aikawa, 오스트리아의 Andritz, 미국의 J&L Fiber Services 등이 있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제지업체로부터 지속적인 장비 개선 요구를 받고 있다. 제지업체에서는 리파이닝 동안 원료의 유량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내구성을 늘리면서 보다 더 향상된 리파이닝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리파이너 혹은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디자인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제지업체별로 리파이너 장비 자체가 갖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리파이너 장비 자체를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는 것보다 장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교체하는 것을 선호한다. 펄프 원료가 갖는 특성에 따라 리파이닝 결과도 많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디자인에 따라 리파이닝 결과도 매우 큰 변이가 일어난다. 국내에서 펄프 자급률이 약 20% 수준에 불과하므로 비교적 일정한 원료 공급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결국 리파이너 플레이트 디자인에 따라 펄프 섬유에 대한 리파이닝 효과가 큰 영향을 받게 된다.2-7)
현재 국내에서는 중대형 규모의 제지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수입용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선진 제지기술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서 제조한 제품이라 품질 면에서는 우수하겠지만 국내에 소재한 각 제지업체의 요구 조건에 발빠르게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각 제지업체는 다양한 장점을 갖는다고 선전하는 새로운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구입하게 되면 장착 테스트를 통해 적합성을 평가하여 계속 사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만약 현장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 조건을 관련 업체에 공지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가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결국 수입용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사용으로 리파이닝 결과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술력을 이용하여 국산화된 플레이트 제조가 매우 필요하고 이에 대한 양산화 기술이 개발되었다.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자체적으로 제조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현재 사용 중인 리파이너에 대한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여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여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디자인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설계가 완료되면 금형 작업을 거쳐 주조(casting) 및 가공 과정 혹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제조 방법을 통해 리파이너 플레이트가 제조된다. 순수한 국내 기술로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제조할 수 있다면 지료 조성용 디스크 리파이너와 원추형 리파이너, 열기계펄프 제조용 리파이너, 섬유판 제조용 리파이너 등 다양한 용도의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국산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국산화하기 위한 전 단계로 현재 대부분의 제지업체에서 사용 중인 바 플레이트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연구를 수행하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Ni-hard 재질을 기본으로 제조되고 있고, 본 연구에서도 고강도 리파이닝용과 저강도 리파이닝용으로 두 가지 상이한 패턴를 갖는 플레이트를 주조 방식으로 제조하였다. 하지만 주조 방식에 의한 플레이트 제조 방식은 제지업체의 다양한 요구, 즉, 저강도 리파이닝에 적합한 미세 바 패턴의 설계 및 제작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현재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 바 패턴을 현재의 주조 방식으로 제조한 후 상이한 치수 특성을 갖는 펄프의 리파이닝에 각각 적용하였을 때 리파이닝 공정과 펄프와 종이 품질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이 설계될 플레이트의 패턴 설계 및 제조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리파이닝을 위해 Table 1에 요약된 바와 같이 섬유의 치수가 상이한 두 종류의 표백 크라프트 펄프를 사용하였다. 이들 펄프는 리파이닝 전에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약 2.5 cm가 되도록 찢은 후 증류수에 적어도 4시간 이상 침지시킨 후 해리하였다.
2.2 리파이닝
리파이닝을 위해서는 증류수에 침지시켜 놓은 펄프의 농도를 약 1.57%로 조정한 후 Valley beater에서 20분간 해리시켰다. 해리된 펄프는 지료 농도를 리파이닝에 적합한 약 5% 수준으로 조절한 후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이한 바 패턴 및 치수를 갖는 플레이트가 장착된 실험실용 single disk refiner(Koswon Co., Ltd., Korea, Fig. 1)에 투입하여 리파이닝을 실시하였다. 리파이너의 회전속도 1,218 rpm에서 각 리파이닝 단계마다 소요된 리파이닝 에너지(specific refining energy, kWh/t)를 아래의 Eq. 1에 의해 측정하였고, 최종 여수도가 약 190 mL CSF가 될 때까지 리파이닝 하였다. 참고로 리파이닝을 위해 사용된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반지름이 150 mm로 본 연구진에 의해 설계된 후 국내업체인 코스원을 통해 금형 제작, 주조, 가공 후처리 등의 과정을 통해 제작되었다. 보통 주조 방식에 의한 플레이트 제조 방법은 저강도 리파이닝에 적합한 미세 패턴 개발 및 제조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Ptot = 총 리파이너 부하 동력(kW),
P0 = 리파이너 무부하 동력(kW),
f = 유량(L/h),
c = 지료 농도(t/L, based on oven-dried pulp weight).
Table 2.
Bar segment design and dimension for refining
| Bar segment for coarse refining | Bar segment for gentle refining | |
|---|---|---|
| 3D images | ![]() | ![]() |
| Bar width (mm) | 4 | 2 |
| Groove gap (mm) | 4.5 | 2 |
| Groove height (mm) | 7 | 6 |
| Bar number | 108 | 186 |
| Cutting edge length (m/rev) | 354.5 | 829 |
| Bar angle (°) | 22 | 28 |
또한,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cutting edge length (CEL, m/rev)는 플레이트의 각 세그먼트(segment)의 바 길이에 따라서 Table 3과 같이 3-4 영역으로 분할한 후 각 영역별 바의 개수와 길이를 이용하여 Eq. 28,9)로 계산하였다.
2.3 초지 및 물성 측정
리파이닝된 펄프의 물성 측정을 위하여 TAPPI stan-dard test method T 205에 근거하여 평량 70 g/m2의 수초지(25 cm×25 cm)를 제작하였다. 이를 통해 수초지의 인장강도, 인열강도 등을 TAPPI standard test method T 220에 근거하여 측정하였다. 종이의 두께는 L&W 두께 측정기(Micrometer, Sweden)를 사용하여 측정한 후 벌크를 계산하였다. 펄프 섬유의 길이가중치평균섬유장, 미세분(≤0.2 mm) 함량, 섬유 폭, 그리고 섬유 조도는 FQA-360(OpTest Equipment Inc., Canad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리파이닝 에너지 변화에 따른 여수도와 섬유장 변화
Fig. 2는 리파이닝 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섬유장과 섬유벽의 두께가 큰 Pulp I과 섬유장이 짧고 섬유벽의 두께가 얇은 Pulp II의 여수도가 감소하는 정도를 비교한 그래프이다. 리파이닝 에너지는 펄프의 여수도가 약 190 mL CSF가 될 때까지 소요된 에너지를 기록하였다.
리파이너 바 플레이트의 패턴 차이에 따라 Pulp I과 Pulp II는 여수도 감소에 있어서 상이한 거동을 나타내고 있다. 단섬유로 구성된 Pulp II는 빠르게 여수도 감소가 일어났고, 장섬유로 구성된 Pulp I은 여수도 변화가 조금 더 느리게 일어났다. Pulp I 섬유들은 바의 치수가 4-4.5-7(바 폭, 홈 폭, 홈 깊이)인 플레이트(CEL = 345.5 m/rev)를 연속적으로 통과하면서 여수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지만 더 많은 리파이닝 에너지를 소모하였다. 반면에 Pulp II 섬유들은 바의 치수가 2-2-6(바 폭, 홈 폭, 홈 깊이)인 플레이트(CEL = 829 m/rev)를 연속적으로 통과하면서 더 작은 리파이닝 에너지만으로도 최종 여수도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결국 동일한 여수도를 도달하는데 있어서 펄프 섬유의 종류에 따라 리파이닝 에너지 요구량이 달라지게 되는데, Pulp I과 같이 섬유장이 더 길거나 혹은 섬유벽 두께가 더 두꺼운 펄프를 리파이닝할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됨을 알 수 있다.8,9)
긴 섬유장과 두꺼운 섬유벽을 갖는 Pulp I을 리파이닝할 때 사용한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Zone 1에서 25 mm 바가 5개, Zone 2에서 17.5 mm 바가 4개, 그리고 Zone 3에서는 21 mm 바가 3개가 있다. 이러한 패턴은 회전자와 고정자 3 set(120°×3 segments)에 각 6개/set가 있을 때 해당 플레이트의 CEL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single disk refiner라면 354.5 m/rev가 되고, double disk refiner라면 해당 플레이트의 CEL은 354.5×2=709 m/rev가 된다. 짧은 섬유장과 얇은 섬유벽을 갖는 Pulp II는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각 영역별로 더 많은 바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CEL이 829 m/rev가 되었다. 결국 CEL이 커지면 specific edge load(SEL) 값을 줄여 저강도 리파이닝(low intensity refining)이 가능하고, CEL이 작아지면 SEL 값이 커지기 때문에 고강도 리파이닝(high intensity refining)이 가능하다.9) 본 연구에 사용된 2-2-6 치수와 같은 전형적인 저강도 리파이닝용 플레이트는 지료 처리량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최적화, 플레이트 마모 속도, 종이 품질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새로이 개발될 플레이트는 CEL을 크게 하면서도 지료 처리량의 제약이 없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 바와 홈의 폭을 더 줄이면서도 지료 통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패턴이 설계 및 제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리파이닝 에너지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최종 여수도를 빠른 시간 내에 얻고자 할 때 펄프 섬유에 대한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 중인 리파이너 플레이트와는 다른 개념의 패턴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펄프의 특성에 맞는 플레이트 선택이 가능하여 생산 지종의 특성에 맞는 리파이닝이 가능하게 된다.6)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바 패턴 차이에 따라 Pulp I과 Pulp II의 여수도 감소 속도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원인은 Fig.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리파이닝 에너지 증가에 따른 길이가중치평균섬유장과 미세분 함량 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Pulp I은 리파이닝 초기 단계에서 평균섬유장의 감소와 미세분의 증가가 빠르게 일어났지만 그 이후에는 감소 속도가 둔화되었다. 반면에 Pulp II는 리파이닝 에너지가 증가하면서 섬유장 감소와 미세분 증가가 완만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이것을 통해 볼 때 리파이닝 과정 동안 Pulp II의 미세분이 증가하는 것은 약간의 섬유 절단과 함께 주로 섬유 외벽의 외부 소섬유화 과정을 통해 소섬유들이 탈리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리파이닝 동안 일어나는 섬유장과 미세분 함량 변화를 통해 판단하여 볼 때 바와 홈의 폭이 넓은 플레이트로 리파이닝을 하게 되면 리파이닝 초기에는 바 모서리를 통해 섬유에 가해지는 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섬유의 절단에 의한 섬유장 감소와 미세분 증가가 주로 일어나고, 리파이닝 지속되면서 짧아진 섬유들이 바와 바 사이를 쉽게 통과하여 섬유장과 미세분 함량의 변화가 느리게 일어난다. 그러나 바와 홈의 폭이 좁은 플레이트로 리파이닝 하게 되면 섬유에 가해지는 강도가 매우 작기 때문에 섬유의 절단은 감소하지만 소섬유들의 탈리에 의한 미세분 증가가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SEL 이론에 의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SEL 식에 따르면 CEL 값을 증가시키면 섬유 절단 대신에 내·외부 소섬유화를 많이 유도할 수 있다.7-9)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리파이닝과 함께 펄프 섬유는 섬유장의 감소가 초기에 집중해서 발생하고 그 이후에는 소섬유화 과정을 통해 여수도 감소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섬유장이 적정 수준으로 짧아지면 플레이트의 홈 내부에서 섬유들이 응집하려는 경향이 줄어들게 되면서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바 모서리에 걸리는 대신에 고정자 바와 회전자 바 사이를 통과하면서 섬유벽의 내·외부 소섬화가 주로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3.2 리파이닝 에너지 변화에 따른 종이 물성의 변화
종이의 벌크는 리파이닝과 함께 감소하지만 제지업체의 입장에서는 리파이닝 동안 벌크의 감소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리파이닝 방법을 선호한다. 종이의 벌크가 증가하면 두께가 증가하여 종이의 휨 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종이 벌크의 희생을 최소로 한 상태에서 리파이닝이 진행되어야 한다. Fig. 4는 리파이닝 에너지 증가에 따른 종이 벌크의 변화가 플레이트 바의 치수 차이에 따라 Pulp I과 Pulp II로 만든 종이에서 각각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보여준다. 리파이닝이 진행되면서 Pulp I과 Pulp II의 벌크는 완만하게 감소하였고, 벌크의 감소 속도도 두 펄프 모두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종이의 벌크는 사용된 펄프의 섬유장과 섬유간 결합력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리파이너 플레이트의 CEL이 354.5 m/rev인 것에서 리파이닝된 Pulp I의 벌크는 CEL이 829 m/rev인 플레이트에서 리파이닝된 Pulp II의 벌크보다 더 큰 벌크 값을 갖는다. 이것은 두 펄프가 갖는 섬유의 형태적 특성 차이에 기인한 것이지만, 만약 동일한 펄프를 가지고 리파이닝할 경우 섬유 절단을 최소화하고 소섬유화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고강도 리파이닝한다면 소섬유화 보다 섬유의 절단이 많이 일어나 저강도 리파이닝을 한 경우보다 더 높은 벌크 값을 기대할 수 있다.10) 하지만 국내의 기술적 수준에서는 이러한 성질을 발현하기 위한 플레이트 패턴 개발이 절대 쉽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하여 제지업체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패턴 개발이 매우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섬유화가 많이 진행된 펄프는 섬유 절단이 많이 일어난 펄프에 비해서 섬유간 수소결합이 많이 일어나 벌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종이의 벌크와 강도적 성질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리파이닝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향후 진행되는 연구를 통하여 벌크와 강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리파이너 플레이트 개발할 예정이다.
리파이닝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종이 물성의 향상이다. Fig. 5의 현미경 사진에 나타난 바와 같이 표면 손상이 전혀 가해지지 않은 펄프 섬유들은 리파이닝이 진행되면서 섬유벽의 층간 분열을 통한 유연성 증가, 섬유 외벽의 소섬유화, 미세 섬유 생성 등으로 섬유간 수소결합이 증가하게 된다.2,5,12,13) 따라서 Fig. 6의 전자현미경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초지 과정에서 이웃한 섬유들 사이의 수소결합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Pulp I과 Pulp II로 제조된 종이의 물성이 향상된다. Fig. 7(a)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리파이닝의 초기 단계에서는 인장강도의 증가속도는 섬유벽이 두껍고 장섬유로 구성되어 있는 Pulp I이 섬유벽이 얇고 단섬유로 구성되어 있는 Pulp II보다 더 빨랐다. SwBKP는 CEL이 354.5 m/rev인 플레이트에서 고강도 리파이닝이 되었기 때문에 섬유의 절단과 함께 미세분이 다량 생성되면서 섬유간 수소결합이 매우 양호하게 형성되었다(Fig. 5(b)).14) 반면에 CEL이 829 m/rev인 플레이트에서 저강도 리파이닝된 Pulp II는 Fig. 5(d)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내·외부 소섬유화와 함께 부분적인 섬유 절단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 리파이닝 단계에서 인장강도가 매우 느리게 발현되지만 지속적인 소섬유화 과정을 통하여 짧은 시간 안에 Pulp I에 준하는 인장강도를 갖게 되었다.

Fig. 6.
SEM images showing interfiber bonding on the surface of a paper sheet made from refined pulp fibers.
리파이닝과 함께 발현되는 종이의 인열강도는 Fig. 7(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장강도와 상이하게 나타났다. 인열강도는 섬유의 길이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15) CEL이 훨씬 더 작은 플레이트에서 리파이닝된 Pulp I은 리파이닝 초기에는 인열강도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리파이닝이 계속되면서 펄프 섬유들의 길이가 과도하게 짧아지는 시점 이후에는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Fig. 3의 섬유장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Pulp II의 평균 섬유장이 리파이닝과 함께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CEL이 보다 큰 플레이트에서 리파이닝된 Pulp II는 인열강도의 증가폭이 상당히 완만하였고, 인열강도의 감소 시점도 리파이닝이 상당히 진행된 후 나타났다. 얇은 섬유벽과 짭은 섬유장을 갖는 Pulp II의 인열강도가 감소하는 정도도 두꺼운 섬유벽과 긴 섬유장을 갖는 Pulp I의 인열강도가 감소하는 것에 비하여 훨씬 더 완만하게 나타났다. 이것은 Pulp I이 리파이닝될 때 섬유장의 감소가 매우 적게 일어나는 대신에 내·외부 소섬유화가 더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Fig. 3의 섬유장 그래프에서도 Pulp II의 섬유장이 매우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섬유장이 짧고 섬유벽이 얇은 펄프에 저강도 리파이닝을 적용하더라도 강도 발현 속도를 더 빠르게 하지 않는다면 리파이닝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될 수밖에 없다. 현재 사용 중인 주조 방식의 플레이트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이상의 리파이닝 결과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섬유벽이 두꺼운 펄프가 섬유 절단을 최소화하면서 내·외부 소섬유화 중심의 리파이닝이 가능하게 된다면 제지공정 전체의 원가절감과 함께 종이 물성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섬유벽이 얇은 펄프에 적용되는 플레이트 패턴은 저강도 리파이닝에 적합하지만 종이의 강도 발현이 느리고 지료 처리량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리파이닝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16)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연구의 연장선에서 지료 처리량을 향상시키면서 리파이닝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이 물성의 개선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패턴의 플레이트를 주조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제조 방식에 의해 개발할 필요가 있다.
4. 결 론
리파이너 플레이트를 바 패턴을 달리하여 섬유벽이 두껍고 섬유장이 긴 펄프(Pulp I)와 섬유벽이 얇고 섬유장이 짧은 펄프(Pulp II)를 리파이닝하였을 때 이들 펄프의 거동과 이들 펄프로 제조된 종이 물성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섬유벽이 두껍고 섬유장이 긴 섬유들로 구성되어 있는 펄프는 CEL이 354.5 m/rev로 매우 작은 플레이트로, 섬유벽이 얇고 섬유장이 짧은 섬유들로 구성되어 있는 펄프는 CEL이 829 m/rev로 매우 큰 플레이트로 리파이닝 하였다. 즉, Pulp I에는 섬유장의 감소가 빠르게 일어나 소섬유화보다 섬유 절단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고강도 리파이닝이 적용되었고, Pulp II에는 섬유장의 감소가 느리게 일어나 섬유 절단 대신 내·외부 소섬유화 위주의 저강도 리파이닝이 적용되었다. 인장강도는 Pulp I로 제조된 종이의 경우 섬유 절단과 함께 소섬유화가 부분적으로 발생하여 인장강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였고, 짧은 섬유로 구성된 Pulp II로 제조된 종이의 경우 내·외부 소섬유화와 함께 섬유 절단이 부분적으로 발생하여 섬유벽이 두껍고 긴 섬유장의 Pulp I에 비해서 느리게 발현되었다. 종이의 벌크는 Pulp I와 Pulp II 모두 리파이닝과 함께 감소하였다. 인열강도의 경우에는 Pulp I이 초기의 빠른 증가와 함께 바로 감소가 가파르게 일어났고, Pulp II는 완만한 증가가 지속적으로 일어난 후 완만한 감소가 일어났다. 결론적으로 좁은 바 패턴을 가지는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섬유 절단을 최소화시킬 수 있지만 리파이닝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처리량에 한계가 있는 단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리파이너 플레이트는 지료 처리량의 손실 없이 섬유 절단을 최소화하면서 소섬유화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보다 미세한 바 패턴이 적용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주조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정밀 제조 기술과 함께 보다 가벼운 재질을 갖는 플레이트 개발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