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우리나라는 유구한 전통의 한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한지1)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한지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오랜 역사를 지나오면서 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기록문화재2)는 2017년 기준으로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3), 직지심체요절 등 총 16종이 있다. 또한, UNESCO에 등재된 기록문화재뿐만 우리나라 국가지정 문화재는 2017년 10월 기준의 문화재청 통계에 따르면 총 3,688건으로 그 중 동산문화재가 1,475건이며, 이 중 지류문화재가 대부분인 전적류와 서적류가 총 849건으로 이는 전체 동산 문화재의 57.5%에 해당된다. 이와 같이 많은 지류 문화재가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잘 전승될 수 있었던 이유는 후손들의 보존과 관리 등의 노력 외에 한지의 재질 안정성 등 우수한 보존성 때문이라고 여겨진다.4)
이러한 지류문화재는 보존성이 우수한 한지의 특성으로 인해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재질 특성상 온도, 습도 등과 같은 외부 환경 인자와 물리적 힘에 의해서도 쉽게 손상5,6)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손상을 입은 지류문화재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손상된 지류문화재들은 보수·복원 처리가 요구된다. 전통한지는 닥나무 인피섬유로 제조되는데, 닥나무 인피섬유는 목재섬유에 비해 섬유장이 길고 분자량이 높아 인장강도 및 인열강도가 높고, 육재(natural ash)와 황촉규(sunset hibscus)를 이용한 중성초지 방식으로 pH 7의 중성지로써 보존성이 우수하여 보수·복원용으로서 매우 이상적이다.7) 현재 국가주요무형문화재, 지방문화재 「한지장」 및 전국 주요 전통한지제조 공방에서 전통한지를 제조하고 있는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복원용 한지는 이들 공방의 한지를 구매 또는 주문제작하여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각 공방에 따라 원료 및 초지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어 복원용 한지들의 품질이 각 공방마다 달라 이들이 향후 지류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복원용 한지를 표준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복원용 한지의 표준화를 위한 사전 연구로서 본 연구에서는 지방문화재인 「한지장」이 제작한 한지 중 손상된 지류문화재에 보수·복원용으로 사용되었던 한지 3종을 수집하고 이들의 건식/습식 인공열화 특성을 분석하여 현재 상용되고 있는 복원용 한지들의 재질안정성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실험 재료
본 연구에서는 문화재 보수·복원용으로 사용했던 3종의 한지시료를 사용하였으며, 이들의 자세한 성상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Basic properties of three commercial Hanji samples used as restoration paper
| Traditional Hanji | Modern Hanji | ||
|---|---|---|---|
| A | B | C | |
| Fiber materials | Paper mulberry | Paper mulberry | Paper mulberry |
| Cooking chemicals | Natural ash | Natural ash | Caustic soda |
| Dispersing agent | Sunset hibiscus | Sunset hibiscus | C-PAM* |
| Bleaching chemicals | - | - | NaClO |
| Sheet forming method | Owe bal | Owe bal | Ssang bal |
| Sheet layer | Single | Double | Single |
| Basis weight (g/m2)) | 24.47 | 31.11 | 26.96 |
| Density (g/cm3) | 0.27 | 0.36 | 0.30 |
2.2 실험 방법
2.2.1 열화시험
3종의 한지는 15 cm×15 cm로 시편을 재단한 후 각각 KS M ISO 5630-1에 의거한 온도 105°C 건열 조건과 KS M ISO 5630-3에 의거한 온도 80°C, 상대습도 65% 습열 조건에서 0일, 7일, 30일, 60일 동안 열화를 진행하였다. 열화 후 각 한지 시료는 광학적, 물리적 특성 분석 등을 위해 24시간 이상 항온항습(온도 23±1°C, 상대습도 50±2%)조건에서 조습 처리하여 주었다.
2.2.3 물리적 특성분석
열화 전후 한지 시료들의 물리적 특성으로 평량, 두께, 밀도, 내절도 및 인장강도를 측정 하였다. 평량 및 두께는 각각 KS M ISO 536, 534에 의거 하여 측정하였으며, 내절도는 KS M ISO 5626에 의거하여 MIT folding endurance tester(CK Trading Company)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인장강도는 KS M ISO 1924-2에 의거하여 micro 350(Testometric)을 이용하여 인장강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물리적 특성 분석은 물질방향과 물질의 수직방향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이후 물질방향은 MD, 물질의 수직방향은 CD라 표기함).
2.2.4 점도 및 중합도 분석
Lee 등8)의 연구논문을 참고하여 각 한지 시료의 점도를 분석하였다. 전건중량 0.25 g의 시료를 25 mL 증류수에 넣고 팽윤, 해리시키고 1 M의 CED 용액 25 mL를 첨가하여 용해시킨 후 Canon-Fenske 점도계(No. 300)를 이용하여 25±0.1°C의 온도 하에 점도를 측정하였다. 점도 값은 다음 Eq. 1에 유하시간을 대입하여 산출하였다.
상기 CED측정법으로 구한 점도 값을 Mark-Houwink식(Eq. 2)을 적용하여 중합도(DP)를 산출 하였다.
2.2.5 형태학적 분석9)
전계방사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 field emission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EOL, JSM-IT300, JAPAN)을 사용하여 열화 된 한지의 표면 특성을 분석하였다. FE-SEM 분석을 위해 각 한지 시료는 platinum coating을 한 후 accelerating voltage 15 kV, working distance 10.0 mm의 조건하에서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복원용 한지 특성 평가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Table 2에 나타내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C 한지의 광학적 특성이 A 한지와 B 한지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표백 유무에 따른 결과로 개량한지인 C 한지의 경우 섬유 제조 시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표백하여 제조되었다. 반면 강도적 특성은 전통한지인 A 한지와 B 한지가 개량한지인 C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법의 차이로 육재를 사용하여 자숙하는 전통 증해 방식과 달리 개량한지의 경우 섬유 증해 과정에서 가성소다를 사용하는데 섬유 증해 시 가성소다에 의해 섬유의 분해가 발생된다. 또한, 전통방식에 의해 제조된 A 한지의 경우 개량방식에 의해 제조된 C 한지에 비해 중합도가 약 8배 높게 나타나 강도적 특성과 상응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B 한지의 경우 전통방식에 의해 제조되었음에도 상당히 낮은 중합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섬유의 점도 분석 시 셀룰로오스 섬유가 완전히 용해(dissolution)되지 않은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Tappi method T 254에 의거하면 고중합도 섬유의 점도 분석 시 섬유의 중합도에 따라 CED의 적용농도 및 펄프 농도를 달리하여 섬유의 점도를 측정해 주는데 B 한지의 중합도가 높아 이들 섬유가 부분적으로 미용해되어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이에 대한 보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Table 2.
Optical and physical properties of three commercial Hanji samples used as restoration paper
| Traditional Hanji | Modern Hanji | |||
|---|---|---|---|---|
| A | B | C | ||
| Colorness | L* | 87.13 | 83.78 | 90.81 |
| a* | -0.59 | 0.06 | -1.23 | |
| b* | 10.29 | 11.25 | 7.01 | |
| Opacity | 56.56 | 76.02 | 63.8 | |
| Breaking length (km) | 5.71* (5.89)** | 6.5 (5.26) | 4.05 (7.72) | |
| Elongation (%) | 1.59 (1.86) | 2.09 (2.05) | 2.18 (2.37) | |
| Folding endurance (Double folds) | 3,909 (3,998) | 5,691 (4,363) | 2,745 (4,024) | |
| Degree of polymerization (DP) | 10,036 | 911 | 1,222 | |
3.2 복원용 한지의 인공열화 특성 평가
3.2.1 광학적 특성 평가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의 건식/습식 인공열화 시 광학적 특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Tables 3과 4에 나타내었다. 먼저 Table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습식 열화 시 열화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량한지인 C 한지의 a* 값을 제외하고 A, B, C 한지 모두 색도(L*, a*, b*)가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보아 습식 인공열화 시 한지 내 흑색의 착색물질이 분해 제거되고, 적색 및 황색의 착색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불투명도는 습식 인공열화에 의해 감소되었다. 습식 인공열화 시, 각 지종별 색차(ΔE)를 살펴보면 C, A, B 순으로 개량한지의 색차 변화가 전통한지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습식 인공열화 시 지종별 불투명도 또한 C, A, B 순으로 감소되었다.
Table 3.
Colorness and opacity of each Hanji samples before/after humid-heat artificial aging
건식 인공열화 시 광학적 특성 변화를 살펴본 결과, Table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L* 값은 열화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가하다가 감소되었으며, a* 값은 열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소되었으며, b* 값은 증가되어 건식 인공열화에 의해 황색화가 발생됨을 알 수 있었다. 습식 인공열화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한지 시료들의 불투명도 역시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되었다. 건식 인공열화 시 지종별 색차(ΔE)를 살펴보면 습식 인공열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량한지인 C 한지가 전통한지에 비해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불투명도의 감소율 역시 C 한지의 감소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Table 4.
Colorness and opacity of each Hanji samples before/after dry-heat artificial aging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볼 때 상용되는 복원용 한지 중 개량한지의 광학적 열화가 전통한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2.2 강도 특성 평가
수록한지는 발 위에서 전·후, 좌·우로 섬유를 배향시켜 시트를 형성시키기 때문에 물질 발향(MD)과 물질 수직방향(CD)의 강도적 성질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의 건식/습식 인공열화 시 MD 방향과 CD 방향의 열단장, 신장률, 내절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를 Tables 5와 6에 나타내었다. Table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습식 인공열화 시 각 한지 시료들의 열단장과 내절강도는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되었으며 신장률은 소폭 증가되었다. 습식 인공열화에 따른 지종별 강도적 특성 감소율을 살펴보면 CD 방향의 열단장을 제외하고 모두 C 한지의 감소율이 A와 B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전통한지의 강도적 특성 감소율이 개량한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5.
Mechanical properties of each Hanji samples before/after humid-heat artificial aging
건식 인공열화 시 각 한지 시료들의 강도적 특성 변화는 Table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CD 방향의 내절도를 제외하고 모두 습식 인공열화 시와 반대로 전통한지의 강도적 특성 감소율이 개량한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열화 조건에 따른 상반된 결과는 열화 속도 차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한지의 높은 강도적 특성에 기인하여 열화 초기에는 강도가 증가하다가 열화 시간이 점차 경과함에 따라 강도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는데 인공열화 온도가 보다 높은 건식 인공열화 시 강도적 특성이 감소하는 임계시간이 습식 인공열화 보다 빠르다. 일반적으로 열화 온도가 10°C씩 상승하게 되면 종이 셀룰로오스의 열화 속도는 2의 자승으로 가속화된다. 따라서 동일 시간의 인공열화시 건식 인공열화 결과가 보다 장기적인 열화 특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건식 인공열화 시 강도적 특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의거하여 전통한지의 장기적인 보존성이 개량한지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6.
Mechanical properties of each Hanji samples before/after dry-heat artificial aging
3.2.3 중합도 평가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의 건식/습식 인공열화 시 한지 섬유의 중합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Figs. 1과 2에 나타내었다. 3.1항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B 한지의 점도 및 중합도 값은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바 본 장에서는 전통한지 A와 개량한지 C의 중합도 변화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먼저 Fig.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습식 인공열화 시 전통한지 A의 중합도 감소율이 개량한지 C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초기 중합도의 현격한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60일 습식 인공열화 후의 중합도 실측지는 A 한지(2,850 DP)가 C 한지(694 DP)보다 약 4배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Fig.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식 인공열화에 따른 중합도 변화 역시 습식 인공열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통한지 A의 중합도 감소율이 개량한지 C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나 60일 이후 각 열화 시료의 중합도는 A 한지(735 DP)가 C 한지(356 DP)보다 약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3.2.4 형태학적 특성 평가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에 대한 건식/습식 인공열화 시 한지 섬유의 갈라짐, 끊어짐 등을 확인하기 위해 FE-SEM 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Figs. 3과 4에 나타내었다. Fig. 3에서는 습열열화를, Fig. 4에서는 건열열화를 진행한 후 0일, 7일, 30일, 60일간의 모습을 각각 나타냈다. 각각 60일 열화를 진행한 결과, A 한지 A-3, A-7, 그리고 B 한지 B-3, B-7에서는 형태적으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C 한지에서는 C-3와 C-7과 비교 해봤을 때 섬유의 형태에서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C-7에서 섬유 표면에 이물질이 관찰되었는 바 이는 분산제로 C-PAM을 사용했기 때문에 C-PAM의 열화에 의한 피해가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되며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보완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4. 결 론
지류 문화재 복원을 위해 상용되고 있는 3종의 한지의 보존성을 알아보고자 습식 및 건식 인공열화 특성을 비교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복원용 한지의 원료 및 제법에 따라 복원용 한지마다 물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전통한지가 개량한지보다 광학적 특성은 낮았으나 강도적 특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열화에 따른 열화 특성을 살펴본 결과도 열화 전과 마찬가지로 광학적 특성은 전통한지가 개량한지에 비해 낮지만, 강도 및 중합도 등 물리적 특성의 감소율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전통한지는 약품을 통한 표백을 전혀 하지 않아서 광학적 특성부분에서는 떨어지나 전통방식의 제조법으로 인해 물리적 특성에서 개량한지보다 더욱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