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TI) 발표에 의하면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 조사결과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3점이며 세계 176개국 중에 52위로 1995년 부패인식지수 조사 시작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하였다.1)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의하면 범죄 유형별 국가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사기범죄 세계 1위를 차지하여 지능형 범죄가 만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사기범죄 뿐만 아니라 위조범죄 발생건수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2) 특히 고성능 복사기기를 비롯한 첨단장비가 개발되면서 이들을 이용한 문서위조 범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문서위조, 통화위조, 유가증권·인지·우표위조, 인장위조 등을 포함하는 위조범죄가 매년 2만건 이상 발생되어 20여 년 전보다 2배 넘게 급증하였다.3,4) 위조범죄유형 중 가장 주요한 유형은 문서위조로 전체 위조범죄의 63.9%(201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사문서위(변)조와 공문서위(변)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이와 관련한 위조범죄 고발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3) 현재까지 국내에서의 위조감정과 관련한 연구는 주로 위조화폐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으며, 위조 인장 및 위조 문화재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문서 감정에 대해서는 연구가 아쉽게도 이루어진 바 없다. 따라서 급증하고 있는 문서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인 문서 감정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문서를 이루는 근간인 종이는 제조회사 및 연도에 따라 그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우 사용 중인 문서용 종이 샘플들을 수집하여 백색도 분석, UV/VIS 분석, 섬유원료 분석 등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DB를 꾸준히 구축하여 문서감정에 활용하고 있으나,5-8) 우리나라의 경우 문서의 근간인 종이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 사례가 거의 없으며 기본적인 특성 분석에 한해 진행되었으므로 종이 전문가가 참여한 과학적 접근 및 기술 개발이 요구되며 이를 통한 DB 구축이 요구된다.
충전제는 종이의 인쇄적성 및 표면 특성 개선을 위해 사용될 뿐만 아니라 고가의 펄프원료를 대체하는 원가절감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와 같은 충전제는 문서용지의 제조연도, 수급현황, 대외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사용된 첨가제의 종류와 배합비율 및 양이 다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문서용지의 연도별 성상 분석을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발행년도가 명확한 연도별 학위논문 내 간지 시료를 수집하고, 회분 분석 및 SEM-EDS 분석을 통해 연도별 문서용지에 사용된 충전제의 조성 및 함량을 분석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본 연구에서는 발행년도가 확실히 명시된 1978년도부터 2017년도 사이에 발행된 학위논문의 간지 시료 188종을 수집하여 시료로 삼았다. 또한 현재 유통되고 있는 A4용지 7종 또한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2.2 실험방법
2.2.1 SEM-EDS 분석
본 연구에서는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을 이용하여 수집한 학위논문 간지 및 복사용지 시료 표면 내 충전제의 이미지 분석을 실시하였다(가속전압 15.0 kV). 또한 에너지 분산형 X-ray 분광분석기(energy disperse X-ray spectrometer, EDS 또는 EDX)를 이용하여 각 종이 시료 내 충전제의 조성을 분석하였다. 현대 문서용지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충전제들에는 클레이, 탈크, 탄산칼슘, 이산화티탄 등이 있는데 이들의 주요 화학적 조성분은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다.9)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충전제들의 주요 화학적 조성에 차이가 있으므로 SEM-EDS를 이용하여 종이 표면 내 충전제의 원소 조성을 분석함으로써 각 종이 시료의 충전제 조성을 간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3. 결과 및 고찰
3.1 충전제 함량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수집된 문서용지 시료들의 회분 함량을 분석하여 Fig. 1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도별 문서용지 시료의 회분 함량의 변화는 평량에 따라 다른 경향을 나타냈다. 80 g/m2 이하의 문서용지들의 회분 함량은 연도가 경과됨에 따라 점차 감소되는 경향을 나타냈으나 90-100 g/m2의 문서용지들의 경우 연도가 경과됨에 따라 점차 증가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충전제는 종이의 광학적 특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첨가되기도 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섬유의 대체물로서도 첨가되기 때문에 최근 들어 종이 제조 시 충전제의 함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편, 최근 문서용지 생산을 위한 초지기는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점차 고속화, 광폭화되고 있다. 이러한 고속 초지기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자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지절 등의 생산성 저해인자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80 g/m2 이하의 문서용지는 평량이 높은 종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기 때문에 고속 운전 시 부하되는 인장력에 의해 종이 지절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충전제 첨가에 한계가 있다. 이에 종이의 강도를 저하시키지 않고 요구되는 불투명도를 부여하기 위한 첨가량만큼 혼합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00년대부터 주요 충전제로 사용되는 탄산칼슘의 경우 이전에 주로 사용되었던 탈크에 비해 보다 적은 첨가량만으로도 불투명도 개선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탄산칼슘의 사용과 함께 충전제 함량이 감소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우리나라와 달리 펄프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태국)의 제품의 경우 자체 생산된 펄프를 일관화 공정을 통하여 종이를 생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 인쇄용지보다 회분량이 적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80 g/m2 이하의 문서용지가 국내에 수입됨에 따라 시중에 유통된 문서용지의 회분함량이 감소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100 g/m2의 비교적 높은 평량을 가지는 문서용지는 비교적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조부에서의 부하로 인해 저평량 종이 제조 시보다 초지 속도가 낮기 때문에 지절 가능성이 낮다. 이에 높은 펄프 원가를 고려하여 강도에 영향을 주지 않은 선까지 충전제의 함량을 높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회분은 종이 내 존재하는 무기물의 함량을 나타내는 값으로 회분 함량 분석을 통해 충전제, 도공안료 등의 무기물 첨가제들의 함량을 간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SEM 분석을 통한 현대 문서용지 시료들의 표면 분석 결과를 Fig. 2에 나타내었는데, 188종의 문서용지 시료 중 8종은 표면에 안료가 코팅된 경량 도공지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이들 시료의 회분에는 충전제뿐만 아니라 도공안료 또한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도공안료로 인한 종이 회분과 충전제로 인한 회분은 구분되어야 한다. 최근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복사용지의 회분 함량은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15-23%였다.
3.2 충전제 조성
종이 표면의 충전제들의 SEM 이미지 분석을 통해 수집된 현대 문서용지 및 최근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복사용지에 사용된 충전제의 종류를 분석한 결과를 Fig. 3에 나타내었다. 2000년대 이전에는 충전제로 탈크가 주로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2000년대부터는 탄산칼슘 사용비율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최근 들어 침강탄산칼슘(precipitated calcium carbonate, PCC)이 주로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주요 복사용지의 경우에도 PCC가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다음 항목의 EDS 분석결과와도 일치하였다.
상기 기술된 바와 같이 종이 제조 시 사용되는 제지용 충전제들은 Table 1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조성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EDS 분석결과로 각 종이 시료에 사용된 충전제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SEM-EDS를 이용하여 수집한 연도별 학위논문 간지 시료 표면 내 충전제의 원소 조성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이전에는 탈크와 클레이의 주성분인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이 주로 검출되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외에 탄산칼슘의 주성분인 칼슘 성분이 같이 검출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부터는 주로 칼슘 성분이 검출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되는 주요 복사용지의 경우 칼슘 성분이 주로 검출되어 최근에는 탄산칼슘이 충전제로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EDS 결과와 상기 기술된 회분 측정 결과에 의거하여 수집한 연도별 학위논문 간지 시료 내 충전제 조성을 분석한 결과를 Fig 4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 이전에는 탈크와 클레이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탈크가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 이후부터 탄산칼슘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탄산칼슘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대부분 탄산칼슘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집한 연도별 학위논문 간지 시료 수집된 시료의 평량 별 회분 함량에 따른 충전제 조성을 분석한 결과를 Fig. 5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량에 따라 주요 충전제의 사용 동향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먼저 100 g/m2 종이 시료의 경우 2005년까지 탈크와 클레이를 사용하였는데, 특히 탈크가 주로 사용되었다. 2006년부터 탈크 외에도 탄산칼슘이 혼합되어 사용되었는데 점차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여 2012년 이후부터는 주로 탄산칼슘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량 80 g/m2 종이 시료의 경우 2002년 전후로 이전에는 탈크가 이후에는 탄산칼슘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Fig. 5.
Ash contents vs. filler composition of modern document papers in respect with years and basis weights.
이와 같은 결과들은 초지 시스템의 변화, 수입지의 증가, 탄산칼슘의 국산화 등에 대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2년 중성 사이즈제가 자체 개발된 이래로 일부 문서용지 제조사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중성지를 제조하기 시작하였다.10,11) 이와 함께 탄산칼슘의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탈크와 함께 탄산칼슘이 충전제로 사용되기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1991년부터 정부가 인쇄용지를 전량 중성지로 조달키로 발표하면서 중성지를 제조하던 일부 문서용지 제조사들 이외에 국내 제지회사들도 중성지로 초지시스템을 전환하기 시작하였다.11) 이에 점차적으로 탄산칼슘의 사용이 증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탄산칼슘의 경우 1985년에 국산화에 성공하기는 하였으나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된 것은 1999년이므로 이후부터 그 사용량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12,13) 반면 석면에 대한 유해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우 1% 이상의 석면이 함유된 탈크의 국내 반입을 제한하고 있어 제지 산업에서의 탈크 사용 또한 점차적으로 감소된 것으로 판단된다.14) 이와 함께 국내 제지용 탈크 생산량 감소 및 수입산 탈크의 가격 상승 또한 탈크의 사용을 감소시키는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04년부터 펄프, 종이류 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에 따라 수입지 유입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인쇄용지의 수입제품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0년 5.4%에서 2008년 10.4%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상승하고 있다.15) 특히 2000년대 중반 국내 복사지 시장을 살펴보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수입산이 70% 이상을 차지하였다.16) 따라서 문서용지로 사용되는 수입 중성지의 증가 추세 또한 국내 문서용지 내 충전제 조성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문서 감정기술 개발을 위한 국내 문서용지의 연도별 성상 분석 연구의 일환으로 발행연도가 확실히 명시된 학위논문 간지 시료(188종)를 수집하고 이들의 회분 분석 및 SEM-EDS 분석을 통해 수집된 현대 문서용지에서 사용된 충전제의 조성 및 함량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연도별 문서용지의 회분 함량은 평량에 따라 다른 양상을 나타냈는데, 80 g/m2 이하의 문서용지 내 회분 함량은 제조연도가 지남에 따라 감소되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100 g/m2의 문서용지 내 회분 함량은 증가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문서용지 제조사들이 경제성 및 생산성을 고려하여 초지기 속도를 고속화하면서 나타난 결과이며, 아울러 중성지로의 전환으로 인한 탄산칼슘의 사용 등 현대 문서용지 시장 동향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연도별 문서용지에 사용된 주요 충전제의 종류가 다른 것이 확인되었다. 2000년을 전후하여 이전에는 탈크가 주요 충전제로 사용되었으며, 2000년 이후부터 탈산칼슘이 사용되기 시작하여 2012년 이후부터는 탄산칼슘이 문서용지의 충전제로 주로 사용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국내 중성지 개발 동향 뿐만 아니라 국내 탄산칼슘 및 탈크의 생산량 및 수입량에 따른 충전제 원료 단가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과는 현대 문서용지 일부 시료에 국한된 분석 결과로서, 향후 보다 다양하고 많은 문서용지 시료를 지속적으로 수집, 분석하여 국내 문서용지에 대한 DB를 계속 구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