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보관용 봉투는 사진, 문서 등의 종이 문화재를 보관하는 보존 용품 중 하나로 문화재가 외부 유해환경인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이들의 성상 및 보존특성은 문화재의 보존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중성 포장지, 중성 봉투, 중성 상자 등의 보존 용품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목재섬유가 주원료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이들 보존 용품들에 대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다양한 연구를 시도한 바 있으나,1-3) 아직은 미비한 편으로 이와 관련한 연구가 시급하다.
닥 인피섬유로 제조되는 우리나라 전통종이인 한지는 목재섬유로 제조된 종이들에 비해 강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보존수명 또한 우수하기 때문에 보존 용품의 소재로서 활용 가능성이 커, 이를 기반으로 한 보관용 봉투의 개발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들 보존 용품들은 친수성의 셀룰로오스를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물에 취약한 단점이 있어 습해 및 침해 등으로부터 문화재를 보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친수성 보존 용품들의 소수화 처리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종이에 소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종이 제조 시 AKD(alkyl ketene dimer), ASA(alkenyl succinic anhydride), 로진-알럼 등을 내첨 처리하거나 전분을 외첨 처리하여 왔으나,3-10) 이들 처리방법들은 내수성 및 발수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 보다 높은 내수성 및 발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종이에 폴리에틸렌 필름 라미네이팅 및 실리콘 코팅 등의 후가공처리 등을 수행해 왔으나,11) 이들은 재활용 및 생분해가 어려운 합성고분자를 사용하므로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고효율 소수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셀룰로오스는 알킬 체인인 긴 지방산과의 에스테르화 반응을 통해 소수화될 수 있다. 현재까지 지방산의 에스테르화 반응은 산성의 유기용매를 이용한 액상 반응이 주였다.12-14) 그러나 2008년도에 Berlioz 등15)이 염화지방산을 이용한 셀룰로오스의 가스상 그라프트 처리에 대해 보고하면서 이를 이용한 셀룰로오스의 소수화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전통한지를 팔미토일 클로라이드(palmitoyl chloride)를 이용하여 가스 그라프트 처리한 연구16)에 의하면, 기상 그라프팅 처리에 의해 강력한 소수성의 한지 제조가 가능하며 반영구적인 소수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 처리를 통해 얻어진 소수성 한지를 사용한 보관용 봉투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소수성 한지 기반의 문화재 보관용 봉투 제조 연구의 일환으로, 팔미토일 클로라이드를 사용한 가스 그라프팅 처리를 통해 만든 소수성 한지로 보관용 봉투를 제조하고,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를 넣은 후 인공열화실험을 실시하여 보관용 봉투 내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의 열화정도를 측정, 비교 분석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재료
2.1.1 한지
본 연구에서는 분산제를 달리하여 제조한 2종의 한지 시료를 국내 전통한지 제조업체인 J 공방에서 분양 받아 사용하였으며, 자세한 제조 조건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 1.
Manufacturing characteristics of two different Hanji samples
2.2 실험방법
2.2.1 한지 봉투 제작
각 한지 시료를 Fig. 1의 도면과 같이 재단한 후 가로 20 cm, 세로 23 cm의 규격의 봉투를 제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상기 봉투가 고온의 건식 및 습식 인공열화 조건에 노출되므로 봉투 제조를 위한 접착 재료로 내열 캡톤 양면테이프(DHST, Korea)를 이용하였다.
2.2.2 가스 그라프트 처리
석유 에테르에 1%의 농도로 희석시킨 팔미토일 클로라이드 용액에 함침시킨 여과지와 2.2.1항의 한지 봉투를 접촉시킨 후 고온, 고압의 조건에서 기상 그라프트 처리를 실시하였다. 자세한 처리조건은 Table 2에 나타내었다.
2.2.3 인공열화 실험
2종의 소수성 한지 시료로 제조된 봉투의 보관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각 소수성 한지 봉투에 가로 19 cm, 세로 20 cm로 재단한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를 넣고, 내열 캡톤 양면테이프(DHST, Korea)를 이용하여 밀봉한 후, ISO 5630-3에 의거하여 80℃, 65% RH 조건에서 60일 동안 습식 인공열화실험을 실시하였다. 한편 대조 시료로서 소수화하지 않은 한지(친수성 한지) 시료로 제조된 봉투의 보관특성 역시 동일한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2.2.4 물성 분석
건식 및 습식 인공열화 시 소수성 및 친수성 한지 봉투 내 종이 시료들의 물성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열화 전후 각 종이 시료들의 강도적 및 광학적 물성 변화를 측정하였다. 각 종이 시료의 물성 분석에 앞서 ISO 187에 의거하여 23.0±1.0°C, 50.0±2.0% RH의 조건에서 24시간 동안 조습 처리하였다. 조습처리 후, ISO 1924-2, ISO 5626, ISO 2758에 의거하여 습식인공열화 전후 인장강도, 내절도, 파열강도를 측정하였으며, 열화에 따른 각 시편들의 강도 감소율(%)을 Eq. 1에 의거하여 환산하였다. 또한 ISO 2470와 ISO 5631에 의거하여 백색도 및 색도를 측정하였으며, 이후 Eq. 1에 의거하여 백색도 감소율을, Eq. 2에 의거하여 열화 전후 색차(ΔE)값을 환산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습식 인공열화에 따른 소수성 한지봉투 내 보관된 종이 시료의 강도 감소율
60일 동안의 습식인공열화 후 소수성 한지봉투에 보관된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의 강도 감소율을 분석하기 위해 내절도, 인장강도, 파열강도 등의 감소율을 분석한 결과를 Figs. 2-4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보관봉투 제조를 위한 한지의 종류, 소수화 여부, 봉투 내 보관된 종이의 종류에 따라 습식 인공열화에 의한 강도 변화율이 다르게 나타났다.

Fig. 2.
Decreasing rate of MIT folding endurance of each paper samples that stored in hydrophilic and hydrophobic Hanji envelopes by the moist heat treatment at 80℃ and 65% RH for 60 days (Left: Hanji, Right: copy paper).

Fig. 3.
Decreasing rate of tensile strength of each paper samples that stored in hydrophilic and hydrophobic Hanji envelopes by the moist heat treatment at 80℃ and 65% RH for 60 days (Left: Hanji, Right: copy paper).

Fig. 4.
Decreasing rate of burst strength of each paper samples that stored in hydrophilic and hydrophobic Hanji envelopes by the moist heat treatment at 80℃ and 65% RH for 60 days (Left: Hanji, Right: copy paper).
먼저 보관봉투 제조용 한지의 종류별 차이를 살펴보면, 소수화하지 않은 친수성 보관봉투의 경우 복사용지의 내절도 및 파열강도를 제외한 나머지 강도 특성들 모두 황촉규를 분산제로 사용한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에서의 시편들의 강도 감소율이 A-PAM을 분산제로 사용한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M-Hanji envelope)에 보관된 시편들의 감소율보다 낮아 전통한지 기반 봉투의 보관특성이 보다 우수함을 확인하였다. 반면 소수화한 보관봉투의 경우 친수성 보관봉투와 달리,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M-Hanji envelope)에 보관된 시편들의 내절도 및 인장강도 감소율이 소수화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 내 시편들의 감소율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볼 때 A-PAM을 분산제로 사용한 개량한지(M-Hanji)를 소수화한 한지가 황촉규를 분산제로 사용한 전통한지(T-Hanji)를 소수화한 한지보다 보관봉투 제조에 보다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봉투 내 보관된 종이의 종류에 따라 소수화 여부별 보관봉투의 보관특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먼저 황촉규를 분산제로 사용한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에 보관된 한지 시편의 경우, 소수성 봉투에 보관된 한지 시편의 습식인공열화 시 내절도 감소율이 친수성 보관봉투 내 한지 시료의 내절도 감소율보다 16.36% 더 높았다. 또한 소수성 보관봉투 내 한지 시료들의 인장강도와 파열강도 감소율 또한 친수성 보관봉투 내 한지 시편들의 감소율보다 소폭 더 높았으나 그 차이는 미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보아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의 경우 소수화에 따른 한지 시료에 대한 보관특성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소폭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PAM을 분산제로 사용한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M-Hanji envelope)에 보관된 한지 시편의 경우에는 내절도 감소율은 소수화 여부에 상관없이 유사하였으며, 소수화한 보관봉투 내 한지의 인장강도 및 파열강도 감소율은 친수성 보관봉투 내 한지 시편들의 감소율보다 각각 5.68%와 3.32% 더 낮았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M-Hanji envelope)의 경우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와 달리 소수화 처리에 의해 한지 시료에 대한 보관특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식인공열화 시 각 보관봉투 내 복사용지의 강도 변화율은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와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M-Hanji envelope)의 경우 모두 소수성 보관봉투에 보관된 복사용지 시료들의 강도 감소율이 친수성 보관봉투에 보관된 복사용지 시료들의 감소율보다 대부분 낮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볼 때 한지 보관봉투의 소수화 처리에 의해 복사용지 시료의 보관특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3.2 습식 인공열화에 따른 소수성 한지봉투 내 보관된 종이 시료의 백색도 감소율 및 색차
60일 동안의 습식인공열화 후 소수성 한지봉투에 보관된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의 열화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백색도 감소율 및 색차 등을 분석한 결과는 Figs. 5와 6에 나타내었다. Fig. 5에서 볼 수 있듯이 습식인공열화 후 각 보관봉투 내 복사용지 시편들의 백색도 감소율이 한지 시편들에 비해 높았으나, 보관봉투 제조를 위한 한지의 종류 및 소수화 여부에 따른 각 시편들의 백색도 감소율의 차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습식 인공열화에 따른 색차를 분석한 결과, 백색도 감소율과 마찬가지로 복사용지의 색차가 한지에 비해 현저히 높았으나 보관봉투 제조를 위한 한지의 종류 및 소수화 여부에 따른 각 시편들의 색차 값에 대한 상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Fig. 6). 이와 같은 결과들로 보아 보관봉투의 소수화 처리에 의한 한지 및 복사용지 시료의 광학적 열화 방지 효과는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Fig. 5.
Decreasing rate of brightness of each paper samples that stored in hydrophilic and hydrophobic Hanji envelopes by the moist heat treatment at 80℃ and 65% RH for 60 days (Left: Hanji, Right: copy paper).

Fig. 6.
Decreasing rate of color deviation of each paper samples that stored in hydrophilic and hydrophobic Hanji envelopes by the moist heat treatment at 80℃ and 65% RH for 60 days (Left: Hanji, Right: copy paper).
소수화 처리가 한지봉투의 한지 및 복사용지에 대한 보관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개량한지 기반 보관봉투의 소수화 처리에 의해 한지 및 복사용지의 강도특성 감소율은 일부 개선되었나, 광학적 특성 감소율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즉 한지 보관봉투의 소수화 처리에 따른 보관특성의 개선효과는 그리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한지 등 친수성의 셀룰로오스 섬유로 제조되는 종이는 수분 및 미세 수분 입자들에 대한 배리어 특성을 가지지 못한다.17) 염화 지방산을 이용한 가스 그라프트 소수화 처리에 의해 한지의 수분에 대한 배리어 특성이 부여된다. 그러나 가스 그라프트 처리는 셀룰로오스와 지방산 간의 에스테르 결합을 통해 종이 표면을 소수화 하는 기술로 종이 섬유 네트워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공기 및 미세 수분 입자들에 대한 배리어 특성을 부여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소수성 한지 보관봉투의 경우 수해(水害)에 대한 방지효과가 기대되지만 미세 수분 입자에 의한 습해(濕害)에 대한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고온·다습조건에서의 습식인공열화 처리로는 소수화 여부에 따른 보관특성의 차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종이 기록물 보관을 위한 소수성 한지 보관봉투를 제조하고, 보관봉투에 한지와 복사용지 시편을 넣은 후, 고온·다습의 습식인공열화 조건에서의 인공열화특성을 분석하여 소수성 한지 보관봉투가 한지 및 복사용지 등의 종이류의 보관특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황촉규를 분산제로 사용한 전통한지 기반 보관봉투(T-Hanji envelope) 내 한지 시편들을 제외하고 모두 소수성 한지 보관봉투에 보관된 한지 및 복사용지 시편들의 강도 감소율이 친수성 한지 보관봉투에 보관된 시편들보다 낮았으며, 특히 A-PAM을 분산제로 사용한 개량한지 기반 소수성 보관봉투(M-Hanji envelope)의 보관 특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보관봉투의 소수성 유무에 따른 백색도 감소 및 색차 등 광학적 특성의 열화율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즉 소수화 처리한 개량한지 보관봉투는 고온·고습 조건에서 종이의 열화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수화 처리에 의해 액상 수분에 대한 배리어 특성이 부여되지만 미세 수분 입자에 대한 배리어 특성이 부여되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추후 water vapor trans-missions rates(WVTR)를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