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Korea TAPPI. 28 February 2024. 3-10
https://doi.org/10.7584/JKTAPPI.2024.2.56.1.3

ABSTRACT


MAIN

  • 1. 서 론

  • 2. 데이터 및 분석방법론

  •   2.1 펄프 산업 데이터

  •   2.2 분석 방법

  • 3. 추정 결과 및 고찰

  • 4. 결 론

1. 서 론

한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무역 의존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며, 이러한 대외무역 의존도로 인해 수입 가격과 환율의 변동은 한국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펄프 산업의 경우 국내 생산과 수입이 병행되고 있다. 칩(chip)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펄프를 생산하는 기업도 있지만 직접 펄프를 수입하는 기업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외화 기준 펄프 수입 가격의 상승은 국내 펄프에 대한 대체 수요를 증가시켜 국내 펄프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또한, 환율의 변화, 즉 원화 가치의 하락이 있다면 칩과 펄프의 원화 기준 수입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펄프 가격의 상승을 야기하게 된다.

국내의 펄프 가격은 해외 펄프 가격의 변화 또는 환율의 변동에 영향을 받아 상승 또는 하락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 펄프 가격이 해외 펄프 가격과 환율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정도를 실증적으로 추정하는 데 있다. 그 영향의 정도는 해외가격과 환율 변화가 일어난 그 당시의 단기와 이에 대한 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진 장기에 다를 수 있으므로 그 영향의 크기를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분석했다. 국내 펄프 가격은 한국은행이 월간으로 발표하는 펄프에 대한 생산자물가지수이다. 펄프는 종이 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로 사용되므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존재하지 않고 생산자물가지수만 발표되고 있다. 해외 펄프 가격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펄프에 대한 달러 기준 수입물가지수를 이용한다. 펄프 수입물가지수가 국내 펄프 시장의 수요 특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해외가격 요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가격과 환율의 변화가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환율 변화가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인 환율 전가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환율변동이 원화 표시 수입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선행연구는 분야별로 진행되어 왔다. 이 연구들은 주로 환율변동이 수입 가격과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1,2,3,4,5,6,7,8)을 중심으로 다루며, 시기별과 산업별 차이, 환율의 절상과 절하의 대칭성 여부 등을 조사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환율변동이 원화 수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평균적으로 단기 0.58, 장기 0.65로 평가되었고,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가율은 단기 0.06, 장기 0.15로 측정되었다.8) 이러한 연구들에서 환율 전가율이 1보다 작은 것으로 추정되어 환율은 국내 가격에 부분적으로 전가됨을 보였다.

환율 전가를 추정하는 계량 분석의 모형별 분류를 보면, OLS, VAR, 오차수정모형(error correction model) 등이 있다. 본 논문은 Choi1), Kim and Kim4), Kang and Wang5) 등의 논문처럼 오차수정모형을 이용하여 장단기 효과를 추정하였다. 오차수정모형을 이용한 연구들은 환율변동이 수입 가격 또는 산업별 수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추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한편, 해외가격의 변화가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는데, Deltas and Polemis9)는 해외 휘발유 도매가격과 환율이 유럽의 국내 휘발유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였다. 이들에 따르면 환율보다 해외 휘발유 도매가격의 변화가 단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McCarthy10)는 특정 제품이 아닌 전반적인 국내 물가에 환율과 해외 수입 가격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9개의 선진국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이 분석에 따르면 해외 요인의 영향은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특히 1990년대 후반의 물가 안정시기에 해외 수입 가격이 국내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

환율변동의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 중에서도 펄프 산업에 대한 환율 전가를 분석하는 연구는 아직 없는 상황이며, 펄프의 해외가격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부재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펄프 산업에서 환율과 수입 물가가 국내 물가, 즉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추정함으로써 우리나라 펄프 가격의 결정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 펄프 가격 분석을 위한 데이터와 실증모형을 구축하고, 3장에서는 실증모형에 대한 추정 결과를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그 분석 결과를 요약하고 결론을 도출한다.

2. 데이터 및 분석방법론

2.1 펄프 산업 데이터

본 연구에 사용되는 데이터로는 우리나라의 펄프 생산자물가지수(이하 생산자물가), 펄프의 달러 기준 수입물가지수(이하 수입 물가), 원/달러 환율, 회사채 금리(이하 이자율)이다. 펄프의 대외 거래는 대부분 미국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으므로 펄프 수입물가지수와 환율을 달러 기준으로 파악한다. 이들 수치는 1992년 1월에서 2022년 12월까지의 월간 데이터이다. 펄프 생산자물가지수는 1975년부터 이용 가능하지만,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동하기 시작한 1992년부터의 기간에 대해 분석을 실시하였다.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환율은 자연로그를 취한 값을 사용한다. 데이터의 출처는 모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이다. 데이터에 대한 설명은 Table 1에 나타냈다.

Table 1.

Data description

Variable Description Average
(std. dev.)
Period Source
lnP ln (producer price index of pulp) 4.3834
(0.3058)
Jan. 1992
~ Dec. 2022
Bank of Korea
lnP* ln (import price index of pulp in US dollar) 4.4905
(0.2717)
Jan. 1992
~ Dec. 2022
Bank of Korea
lnE log (won/dollar exchange rate) (monthly average) 6.9764
(0.1656)
Jan. 1992
~ Dec. 2022
Bank of Korea
R interest rate of corporate bond (3 years, AA-, %) 6.6011
(4.4754)
Jan. 1992
~ Dec. 2022
Bank of Korea

Fig. 1은 펄프의 생산자물가 변동에 있어 수입 물가, 환율, 이자율과의 관계를 나타냈다. x축은 년도 두 자리를 의미한다. (a)는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수입 물가 간의 관계를, (b)는 펄프 생산자물가와 환율 간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두 그래프는 같은 방향으로 장기추세를 보였다. 이는 한 변수의 증가가 다른 변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장기적인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였다. 반면, (c)는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이자율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증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 변수의 변화가 다른 변수에 장기적으로 음의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이자율은 국내 펄프 생산업체의 투자 또는 운영비용과 관련성이 높으므로 이자율의 상승이 펄프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Fig. 1을 통해 우리는 1992년부터 2022년까지의 변수들을 이용하여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수입 물가, 환율, 이자율이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ktappi/2024-056-01/N0460560101/images/ktappi_56_01_01_F1.jpg
Fig. 1.

Relationship between pulp producer price and other variables.

Table 2는 변수들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수입 물가 간의 상관계수는 0.822로 나타났다. 이 값은 두 변수 간에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 변수의 변화가 다른 변수와 매우 높은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환율의 상관계수는 0.559로, 역시 두 변수 간에 상당한 정도의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환율 간 상관관계의 강도는 펄프 생산자물가와 수입 물가와의 관계보다는 다소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펄프의 생산자물가와 이자율 간의 상관계수는 음의 값인 –0.572로, 한 변수가 증가하면 다른 변수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상관계수 분석을 통해 볼 때 펄프 생산자물가는 펄프 수입 물가, 환율, 이자율과 장기적으로 높은 관련성을 가짐을 알 수 있다.

Table 2.

Correlation coefficients between variables

lnPlnP*lnER
lnP 1.000 - - -
lnP* 0.822 1.000 - -
lnE 0.559 0.073 1.000 -
R -0.572 -0.518 -0.458 1.000

2.2 분석 방법

일반적인 제품에 있어 국내 물가(lnP)는 해외 물가(lnP*)와 환율(lnE)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Eq. 1이 성립된다.

[1]
P=E×P*

Eq. 1을 본 논문에서 분석하는 펄프 산업으로 설명하면, P는 원화 기준 펄프 생산자물가, P*는 달러 기준 펄프 수입 물가, E는 달러 대비 원화 표시(원/달러) 환율이다. 본 논문에서는 물가지수를 간단히 물가로 표기한다.

Eq. 1의 양변에 대해 자연로그를 취하면 Eq. 2가 된다.

[2]
lnP=lnE+lnP*

Eq. 2에서 환율 E 또는 달러 기준 수입 물가 P*가 상승하면 원화 기준 펄프 생산자물가 P가 상승한다. Eq. 2를 수입 물가와 환율의 효과인 전가율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으로 변형할 수 있다. Campa and Goldberg11)의 가격 결정 이론을 활용하여 환율과 펄프 수입 물가가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마크업을 결정하는 요인인 기업의 한계비용은 환율과 생산요소 비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환율과 생산비용이 되는 변수들의 전가율을 추정할 수 있다. 본 논문은 Gopinath 등12)의 방법을 이용하여 수입 물가와 환율이 펄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전가 효과를 분석한다. 수입 물가와 환율 이외에도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도 함께 고려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사용한 계량모형 추정방정식은 Eq. 3과 같다.

[3]
lnPt=α+β1lnEt+β2lnP*t+γRt+ϵt

Eq. 3에서 R은 이자율이고 t는 시간을 나타낸다. 계수 β1은 환율 전가율로 환율이 1% 변화하는 경우 생산자물가가 몇 % 변화하는가를 나타낸다. β2는 달러 기준 수입 물가가 1% 변하는 경우 국내 생산자물가가 몇 % 변하는가를 의미하며, 𝛾는 이자율이 1%p 변함에 따라 국내 생산자물가가 몇 % 변하는가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𝜀는 오차항으로 잔차를 의미한다.

3. 추정 결과 및 고찰

Eq. 3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계열 변수들의 안정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ADF(Augmented Dickey–Fuller)와 PP(Phillips-Perron)의 단위근 검정(unit root test)을 실시하였다. Table 3은 펄프 산업의 생산자물가 결정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계열 변수들의 단위근 검정 결과이다. 수준변수(level)에서는 모든 변수가 단위근을 가지고 있어 수준변수에서 정상성(stationarity)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1차 차분한 변수에서는 두 검정 방법 모두에서 변수들이 단위근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차 차분한 변수들은 정상성이 있으므로 안정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Table 3.

Unit root test result

ADFPP
Level 1st difference Level 1st difference
lnP -2.7590 -12.8540** -2.2602 -12.6900**
lnP* -2.7530 -10.2694** -2.3881 -10.2694**
lnE -2.5047 -13.5965** -2.5568 -11.0270**
R -2.7618 -14.4003** -2.7894 -15.7617**

Note 1) SIC is utilized to select the length for ADF.

2) The Newey-West method is used to select the bandwidth for PP.

3) * and ** indicate 5% and 1% levels of significance, respectively.

대상 변수들이 수준변수에서는 불안정한 시계열로 모두 단위근을 갖지만 1차 차분한 변수에서는 모두 안정성을 가지는 I(1)이다. 따라서 펄프 생산자물가가 환율, 펄프 수입물가, 그리고 생산비용인 이자율에 의해 장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Eq. 3을 이용하여 변수 간에 공적분(cointegration) 관계 유무를 검정해야 한다. 공적분 관계가 확인되면, Eq. 3을 이용하여 변수 간의 장기관계 분석을 하고, 다음으로 Eq. 3을 기반으로 한 오차수정모형을 추정하여 변수 간의 단기 분석을 할 수 있다.

Table 4는 Trace와 Maximum Eigenvalue 검정 방법을 활용한 요한슨 공적분 검정(Johansen cointegration test) 결과를 보여준다. 공적분 검정을 수행하기 위해 SIC (Schwarz Information Criterion)를 이용하여 변수들의 최적 시차를 결정한다. Geweke and Meese13)는 SIC가 다른 시차 결정방법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에서 공적분 검정은 상수항이 포함되고 시간 추세 항은 제외된 공적분 방정식을 이용하였다. Trace 결과를 보면, 펄프 생산자물가 모형에서 유의수준 1%에서 공적분 수가 최대 1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였지만, 공적분 수가 최대 2라는 귀무가설은 기각되지 않았다. Maximum Eigenvalue 결과에서는 공적분 수가 최대 1이라는 귀무가설이 기각되지 않았다. 따라서 펄프의 생산자물가 추정모형의 네 변수 사이에 최소한 1개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형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Table 4.

Cointegration test result

Hypothesized No. of Cointegration Trace Maximum Eigenvalue
R = 0 66.776** 31.245*
R ≥ 1 35.531** 20.720
R ≥ 2 14.811 9.956

Note: * and ** indicate 5% and 1% levels of significance, respectively.

Table 5.

Estimation result of long run relationship

Variable Coefficient Std. Error p-value
lnE 1.0184 0.0283 0.0000
lnP* 0.9486 0.0179 0.0000
R 0.0030 0.0012 0.0000
Constant -7.0337 0.2340 0.0000

Table 5Eq. 3의 추정모형 결과로 장기관계식을 보여준다. 장기관계식 추정 계수의 부호는 모두 양의 값으로 나타났다. 환율 전가율 계수는 약 1.02, 수입 물가 계수는 약 0.95, 이자율 계수는 0.003으로 나타났다. 즉, 장기에 환율이 1% 상승하면 생산자물가는 1.02% 상승, 수입 물가가 1% 상승하면 생산자물가는 0.95% 증가, 이자율이 1%p 증가하면 생산자물가는 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전가율 계수가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국내 생산자물가가 환율의 변동을 대폭 전가하여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수입 물가 변수이다. 펄프 산업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으므로 펄프 산업의 수입 물가에 대한 국내 생산자물가 전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환율과 펄프 수입 물가의 변동이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거의 다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이자율은 비용 측면으로 보아서 장기에 생산자물가에 양의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자는 1%p 증가했을 때 생산자물가 변화는 0.3% 수준으로 그 영향은 크지 않게 나타난다.

이제 공적분 관계가 성립하므로 장기관계 분석뿐만 아니라 단기 분석도 이루어져야 한다. 단기와 조정과정을 분석하는 모형인 오차수정모형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Eq. 3의 모든 변수를 I(1)으로 설정하여 차분한 변수를 사용한다. 오차수정모형은 Eq. 3의 변수들을 차분한 후 오차 수정항을 포함시켜 Eq. 4와 같이 작성할 수 있다.

[4]
lnPt=α1+α2ECTt-1+β1lnEt+β2lnP*t+γRt+et,

여기서 ∆는 차분을 나타내고, ECT는 오차수정항을 의미하며 e는 오차항이다. 오차수정항 ECTEq. 3의 장기관계식에서의 잔차 𝜖으로 시차를 가지는 독립변수로 변환되며, 나머지 변수들은 1차 차분한 변수들이다. Table 6은 공적분 관계가 존재하는 펄프 산업의 오차수정모형을 추정한 결과이다.

Table 6.

Estimation result of error correction model

Variable Coefficient Std. Error p-value
ECT (-1) -0.1657 0.0275 0.0000
lnE 0.9321 0.0929 0.0000
lnP* 0.8769 0.0514 0.0000
R -0.0082 0.0040 0.0392
Constant 6.41E-05 0.0021 0.9762

펄프 생산자물가의 변동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오차수정항 ECT는 음의 부호를 가지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펄프의 생산자물가는 장기적으로 균형 상태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오차수정항 ECT는 장기적 인과관계를 나타내며 음의 부호인 계수 값을 가지므로 장기적 관계에서 모든 변수는 생산자물가에 장기적으로 단방향의 영향을 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단기관계식 추정에서 환율, 수입 물가, 이자율이 펄프 생산자물가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생산자물가에 대한 단기 환율 전가율은 0.93으로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장기 환율 전가율 1.02보다는 낮은 값이다. 일반적으로 환율 전가율의 값이 단기에 더 낮게 나타나는 기존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따라서 펄프 산업의 경우에도 환율 변화가 생산자물가에 반영되는 정도가 장기에 비해 단기에 다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환율변동이 펄프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시간적인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며, 이러한 정보는 펄프 산업의 가격 변동에 대한 정책 및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펄프의 달러 기준 수입 물가가 1% 변화할 때, 펄프 생산자물가에 단기적으로 0.88%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펄프 생산자물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수입 물가 변화에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 효과와 비교하면, 수입 물가의 단기 영향이 장기 영향 0.95%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환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입 물가가 생산자물가에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단기에 있어 이자율의 영향을 보면 이자율 1%p 상승할 때 단기에 펄프 생산자물가가 0.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같은 크기의 이자율 변화에 대해 장기에 생산자물가가 0.3% 상승하였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다. 이자율 상승에 따른 장기의 생산자물가 상승은 펄프 생산비용의 상승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단기의 생산자물가 하락은 이자율 상승에 따른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그에 따른 경기하강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자율 변화가 장단기 펄프 생산자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영향의 크기는 다른 요인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작다고 볼 수 있다. 이자율 1%p의 변화는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생산자물가 0.8% 하락은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증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환율, 수입 물가 및 이자율은 모두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시간에 따라 다르며, 요인별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환율과 펄프 수입 물가가 펄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일반적인 제품의 경우와 같이 단기보다 장기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펄프의 환율 전가율의 크기를 보면 단기와 장기 모두에 있어 제조업 또는 다른 산업에 대한 기존의 다른 연구에 비해 상당히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수입 물가의 국내 물가 전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많지 않지만, 본 연구에서는 펄프의 수입 물가가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상당히 큰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다른 산업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결 론

본 논문은 1992년에서 2022년간 월별 데이터를 이용하여 펄프 산업에서 환율, 펄프의 달러 기준 수입 물가, 이자율이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오차수정모형을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펄프 산업의 가격 체계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상황에서 펄프의 수입 물가와 환율이 국내 펄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본 연구는 국내 펄프 산업의 가격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본 논문의 중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장기모형에 나타난 결과를 보면, 장기 환율 전가율에 대한 펄프 산업의 추정치는 1.02로 나타났다. 따라서 환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면 펄프의 생산자물가 상승을 크게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환율 전가율 추정 결과는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과 마찬가지로 펄프 산업의 수입 물가도 국내 펄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0.95로 역시 높게 나타났다. 펄프 산업에 있어 환율과 해외의 가격 변동 요인이 장기적으로 국내 펄프 가격수준에 거의 대부분 반영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단기효과와 조정과정을 분석하기 위한 오차수정모형 추정 결과를 보면, 펄프 생산자물가에 대한 환율의 단기 전가율이 0.93, 수입 물가는 0.88로 나타나 환율과 수입 물가 변동이 미치는 단기효과는 장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단기효과 수치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것이다. 즉, 펄프 산업에 있어 환율과 해외가격 변동 요인이 국내 펄프 가격에 신속히 그리고 큰 폭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펄프 가격 결정에 있어 환율과 해외 가격 요인의 영향력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해외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펄프 산업의 특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국내 펄프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펄프 관련 해외자원개발을 포함하여 해외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환율변동위험을 해지할 수 있는 금융 수단 강구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펄프의 국내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해외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달러 기준 펄프 수입 가격지수를 이용하고 있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포괄적인 해외 요인 파악을 위해 국제 펄프 가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율변동이 매우 큰 경우에는 국내로 들여오는 펄프의 달러 기준 수입 가격이 환율변동을 일부 반영하여 국제시장에서의 펄프 가격과 다소 괴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펄프는 종이 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로 사용되므로 국내 펄프 가격은 본 연구에서 주로 다룬 공급 측면의 요인뿐만 아니라 수요 측면의 요인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즉, 국내 펄프 가격의 변동성을 심도 있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향후 연구과제로 종이 산업의 국내외 시장 여건과 가격변화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종이 산업과 펄프 산업을 통합하는 가격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23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원연구지원사업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This work was supported by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Research Fund of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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